요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 와중에 줄어든 소득과 무섭게 치솟는 물가 속에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마트 가서 물건 하나를 집고 나서도 두 번 세 번 다시 고민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이런 노동자들의 울화통을 터뜨리게 하는 뉴스가 많다. 지난 1년간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전체 국회의원의 절반 가량이 1억 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 고위공직자 열 명 중 일곱 명의 재산이 늘어났다. 이명박의 재산은 1년간 4억 넘게 늘었다.
이뿐 아니다. 30대 기업이 지난 1년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년 전에 견줘 73.3퍼센트나 늘었다.
반대로,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 비중인 노동소득분배율은 지난해 59.2퍼센트로 2004년 이후 가장 낮아졌다. 노동소득분배율은 5년 연속 줄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감소폭은 36년 만에 최대치였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들의 몫을 빼앗아 자본가들의 몫을 늘렸다는 것을 통계 수치가 증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폭등과 전월세 대란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몇 배로 늘리고 있다. 그래서 〈조선일보〉조차 “인플레를 잡지 못하면 빈부 격차가 확대될 뿐더러 계급 갈등을 촉발할 수도 있다”, “폭등하는 전·월세금이 집 없는 사람들의 ‘계급의식’을 자극하면서 체제에 등을 돌리도록 떠밀고 있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자기들 몫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 정운찬의 전혀 급진적이지 않고 보잘것 없는 초과이익공유제조차 “공산주의”라며 반발하는 저들을 보라. 자본가들의 모임인 경총은 올해 임금 인상률 가이드라인으로 고작 3.5퍼센트를 제시했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만 합쳐도 9퍼센트가 넘는데 말이다.
따라서 최근 이화여대, 고려대 등에서 청소 노동자들이 점거파업을 통해 최저임금을 뛰어넘는 임금 인상을 얻어낸 것은 의미있다. 일부 대학에서 몇 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되고 등록금 인상에 맞선 점거 농성이 시작된 것도 고무적이다. 서로 자극하며 상승 작용하는 이 투쟁들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보여 준다.
민주노총과 진보진영은 이 투쟁들이 열어 준 공간을 이용해 더 큰 투쟁을 발전시켜야 한다. 등록금 인상 저지와 임금 인상을 위한 더 많은 점거와 투쟁을 건설하고 투쟁들을 서로 연결시켜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주요 요구인 메이데이에는 권역별로 분산하지 말고 서울로 집결해서 대규모 시위를 벌여야 한다. 정부에 최저임금 인상을 압박하기 위해서도 정치적 중심지인 서울로 결집하는 게 맞고, 저임금 서비스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도 서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메이데이 때 이 나라의 정치적 중심지에서 대규모로 결집해 시위를 벌인다면 그것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와 물가 폭등에 맞서는 더 많은 투쟁들을 고무할 것이다. 그 여세를 몰아 각 노동조합들은 시기를 집중해서 대대적인 임금 인상 투쟁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고 그래야 한다.
집권여당 내에서도 ‘이명박 탈당’ 얘기가 나올 만큼 이 정부의 레임덕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지금이 우리에게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