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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는 전쟁광

한국에 오는 전쟁광

전쟁광 럼스펠드가 한국 땅을 밟으려 한다.

그는 11월 17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회의에 참여한다. 이 회의에서 파병 문제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18일에는 노무현도 만난다. 럼스펠드는 전투병 파병 결정과 전비 지원을 종용할 것이다.

주한미군 재배치도 주요 안건 중 하나다.

이것은 해외 주둔 미군의 세계적 재편 과정의 일부다. 미국은 주독미군 8만 명을 동유럽 국가들로 옮기려 한다. 이것은 나토 동진과 함께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시도다. 또 미국은 최근 사이가 나빠진 사우디 아라비아 주둔 미군을 카타르나 이라크의 새로운 기지들로 이동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전력을 동남아로 확대하고, 중국의 해상수송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괌을 미군 전략의 중심 기지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럼스펠드 독트린’으로 불리는 미군재편 전략은 육군, 공군 전투기, 항공모함 등이 중심인 재래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대신 폭격기, 정밀유도무기, 무인항공기 등을 동원해 멀리 떨어진 전쟁터에 신속히 개입한다는 ‘미래전’ 전략이다.

미국은 주한 미군의 병력을 감축하고, 대신 주한 미군이 관장하던 10개 임무 가운데 9개를 한국군에 넘기려 한다. 감축된 주한 미군은 동아시아 지역 어느 곳에나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는 ‘태평양 신속대응군’으로 편입된다.

‘경량화’, ‘유연화’된 미군은 어느 전장에나 쉽게 투입돼 평화를 유린할 것이다. 지난 8월 미국은 신속기동여단 스트라이커 부대의 첫 연습장소로 한반도를 택했다.

한국 정부는 미군 감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신무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군비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이미 잠재적 위협국을 견제하고 동아시아에서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계획들은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작년 발표된 백악관의 ‘국가안보전략(부시 독트린)’은 핵 선제공격 대상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시켰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계획과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는 보는 이를 섬짓하게 한다. 미국의 하위 파트너 일본은 중국과 군비경쟁을 벌이며 군사대국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또 하나의 문제는 기지 이전 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한다는 것이다. 용산 기지 이전 비용 문제를 매듭짓는 것 역시 럼스펠드 방한의 목적이다.

지난 달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5차 회의에서 한미 양국 정부는 용산 기지 이전 비용 30억 달러를 한국 정부가 부담한다는 데 합의했다. 한국 국민의 혈세를 미군 이전에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럼스펠드는 대중적 반미 감정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는 한국 정부에 이 같은 합의를 이행하라고 종용할 것이다.

우리는 럼스펠드 방한에 반대해야 한다. ‘전쟁광 독트린’을 실현하려는 럼스펠드가 곤욕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한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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