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보육료 지원보다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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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참패 직후, 정부는 만 5세 어린이 ‘의무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육료 지원을 모든 계층으로 확대하고 액수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이전보다 나아진 점이 있긴 하지만, ‘무상’이라고 할 순 없다. 어린이집들은 정부가 책정한 돈 이외에도 웃돈을 받기 때문에 실질적 보육료는 월 평균 31만 원이나 된다. 그런데 정부가 당장 내년에 보조해 주는 돈은 20만 원에 그치고, 단계적으로 지원금을 늘려 나간다 해도 보육료가 그만큼 인상되면 학부모의 부담은 계속 남는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부터 보육료를 현재의 1.5배(약 72만 원)까지 인상할 수 있는 ‘자율형 어린이집’을 허가하기로 했다. 지금도 민간 어린이집들은 이윤 추구를 위해 보육비 상한선을 지키지 않는데, 이제 보육비 인상 경쟁을 정당화해 주는 날개까지 단 셈이다. 이것은 부자 아이들만 다닐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 것이고, 보육비가 가구소득의 13퍼센트나 되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공공형 어린이집
정부는 올해 7월부터 ‘공공형 어린이집’도 도입하려 한다. 사립 어린이집이 인증을 통과하면 인건비와 보육료를 일부 지원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형 어린이집’의 미래는 그 모델인 ‘서울형 어린이집’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년간 ‘서울형 어린이집’을 도입했으나, 부모들이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려고 ‘줄서기 경쟁’을 하는 현실도, 보육 교사들이 하루 평균 12시간을 근무하고도 월 1백20만 원을 받는 끔찍한 현실도 여전하다.
심지어 일부 시설장들은 유령 교사를 채용하고 수용 인원을 초과하는 영유아를 받아들이면서 이중 장부를 만들었고, 인건비·식비·시설투자비를 줄여 잇속 챙기기에 바빴다.
이런 문제는 “지원만 국공립 수준으로” 하되, 운영권과 인사권은 여전히 시설장에게 주고 있는 데서 비롯한다. 결국, 세금 들여 사립 어린이집의 영리 추구만 도운 셈이다.
지난 4년 동안 보육 부담은 24퍼센트나 증가했지만 국공립보육시설 예산은 급감해 왔다. 이윤 추구의 압박을 받지 않고 값싸고 질 좋은 보육을 제공할 수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