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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짓밟은 노동자들의 목소리:
“야간노동은 정말 힘들고 위험합니다”

이 글은 5월 24일 유성기업 점거파업 농성장에 경찰력이 투입되기 전, 파업 노동자들과 한 인터뷰다. 이명박 정부가 짓밟은 노동자들의 요구가 얼마나 소박하고도 정당한 것이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야간노동은 정말 위험하다. 잠을 제대로 자는 조합원 없다. 그러니 비몽사몽으로 일하게 되는데, 자칫 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주조공장에선 1천5백 도의 쇳물을 다루거나 유화기 등 고위험 물질을 취급한다. ‘위험직군’으로 분류돼 보험 가입도 안 된다.

언론에서 우리가 연봉 7천만 원 받는다고 하던데, 이만큼 받으려면 정년 1년을 앞둔 35년차 노동자가 주·야간 근무에 잔업·특근을 매주 60시간까지 해야 한다.

1991년 임금 인상 투쟁 때도 사측이 직장폐쇄를 했고, 우리는 일주일간 점거파업을 했다. 당시에도 경찰력이 농성장을 침탈했고 경찰서에도 가 봤다. 겁날 것 없다.”

“나는 6년을 일했는데, 연봉 7천만 원은 말도 안 된다. 잔업·특근을 하지 않으면 한 달에 1백20~1백5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쉬지 않고 일해 야간·특근 수당에 상여금까지 다 포함해야 연봉 4천만 원 정도를 번다.

야간 노동은 정말 힘들다. 야간근무를 하고 나면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다들 야간근무할 땐 눈이 휑하다. 그런데도 돈 때문에 야간근무 할 수밖에 없다.

기술직이라 내 직업에 자부심이 컸다. 회사 마크가 찍힌 작업복을 입고 나가면 인정받았고,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 회사에서로부터 ‘금일 20시부터 직장 폐쇄한다’는 문자메시지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배신감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 집에 갈까 생각했는데, 함께해 보자는 선배들의 충고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예전엔 노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다. 뉴스에서도 ‘이기주의 집단’이라고 했으니까. 그런데 막상 일을 해 보니 억울한 경우가 많고 노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믿고 있었던 게 거짓말이었구나….”

“오늘 경찰들이 철조망을 잘라 조합원들더러 파업 이탈해 공장 밖으로 나오라고 유도했지만, 나가는 조합원들이 없다. 관리자도 전화해 회유·협박하지만 정년 2~3년 남은 사람들도 흔들리지 않고 함께하고 있다.

나는 46세인데, 40~50대 노동자들이 잘리면 갈 데가 없다. 투쟁이 이겨야 고용도 지켜질 수 있다. 교육비 같은 데 들어갈 돈은 고정적으로 많고 물가도 계속 오르는데, 임금이 들쑥날쑥인 것도 힘들다.

22일 아침에 현대차 구매 담당자가 공장에 왔었다고 들었다. 원청의 구매 담당자 말 한마디에 납품량이 달라지고 사장은 안달하는 모습이다. 연대하러 온 사람들이 ‘외부세력’이라고 비난하던데, 용역·경찰 들이 외부세력이고 현대차 사측이 외부세력이다. 현대차 사측이 간섭 안 하고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

유성기업은 충남지부에서 가장 큰 작업장이다. 우리 노조는 연대 투쟁을 많이 해 왔다. 우리가 한 만큼 돌아올 것이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동안의 연대 투쟁으로 덕을 보는 것 같다.”

“나는 77년에 입사했다. 젊은 친구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동요 없이 함께하고 있다. 군대도 아닌데 사수대 서느라 고생하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추운 데서 자길래 마음이 쓰여 우리도 같이 자겠다고 했더니 쫒아내더라. 파업하면서 더 돈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