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인터뷰 -노동자들이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노동자 연대〉 구독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인터뷰
노동자들이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Q 3차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셨을 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A 1천5백여 워크숍 공연, 집회, 행진 등이 포르투 알레그레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특히 노엄 촘스키와 아룬다티 로이의 강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만여 명이 모인 체육관이었는데도 긴장과 열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각별히 인상에 남습니다.
아룬다티 로이의 강연이 끝나고 무려 29번의 박수가 나오더군요.
우리 같으면 술 먹고 노래 부르느라 그런 정치적 분위기를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세계사회포럼에 가서 바로 그런 것을 배워야 합니다.
Q 노동자들이 멀리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세계사회포럼 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큰 댐 아래 있는 동네에 여러 집들이 모여 있다고 합시다.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서 울타리를 높이 치고 방범 장치를 설치하고 초인종 달고 하더라도 댐이 무너지면 그 집들은 모두 휩쓸려 가고 말 것입니다.
자본의 세계화는 모든 사람들을 익사시킬 만큼 거세게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사업장이나 일국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야 합니다.
1997년 인도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은행 민영화 반대 요구들이 담긴 현수막을 보곤 했습니다. 그 때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바로 뒤 IMF가 터지고 바로 우리의 문제가 된 것이죠.
세계사회포럼 같은 곳에 다녀 오면 시야가 크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자본의 세계화는 다수한테 빈곤·전쟁·억압·착취를 가져오는데도 그것이 인류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보는 착시 현상을 바로 잡을 좋은 기회입니다.
세계사회포럼은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의 아래로부터 세계화, 그 단결과 연대의 장입니다. 그 곳에 참가하는 것은 현 시기 역사적 과제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에 대거 참가함으로써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의 신자유주의 반대와 반전·평화 운동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이 분위기를 확산시켜야죠. 그럴 경우 몇 년 내에 한국에서 아시아사회포럼뿐 아니라 세계사회포럼 개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재정 부담이 적잖아 가고 싶지만 망설이는 노동자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A 개인적으로 여건이 된다면 일차적으로 신청해 참가하면 되겠습니다만,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조직적 결의에 의해 대표단을 참가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동계급의 각성과 실천은 자본의 끝없는 경쟁과 이윤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중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김어진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