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긴축 반대 투쟁:
정부를 궁지로 몬 노동자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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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느 날 우리는 정치인들 중 누가 먼저 헬기를 타고 도망갈지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은 5월 4일 지역 정부 노조연맹이 아테네 시위에서 내건 현수막이다.
이 현수막은 다른 현수막들과 함께 신타그마 광장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 걸려 있다.
매일 수천 명이 광장에 모여 그리스 정부, IMF, 유럽연합이 합의한 긴축과 사유화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다.
언론들은 이 안을 ‘2차 그리스 구제금융’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1차 구제금융이 실패했고 위기가 계속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1천1백억 유로 상당의 1차 그리스 구제금융 패키지가 제공된 지 1년이 지났다.
이 구제금융은 그리스가 2012년까지 국제 금융 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었다. 구제금융은 또한 부채 위기가 유럽 주변부 국가들 ― 이른바 ‘피그스’(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 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
게으름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은 그리스 신세로 전락했고, 지금 그리스는 더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가?
요점만 말하자면, IMF와 유럽중앙은행과 정부들은 위기를 잘못 진단했고 처방을 잘못 내렸다.
한 인기있는 타블로이드 신문은 위기가 지중해 사람들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주 프랑스 신문 〈르몽드〉가 인용한 한 연구를 보면, 독일인들이 연평균 1천3백90시간, 스페인이 1천6백54시간, 포르투갈이 1천7백19시간을 일하는 반면에, 그리스인들은 2천1백19시간을 일한다. 만약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위기의 해결책이라면 그리스는 이미 경제 회복의 챔피언이 됐어야 한다.
사실, 지난해 구제금융이 강요한 긴축 정책은 실업을 늘렸다.
그리스 노총 연구소의 통계를 보면, 실업자 수는 1년 동안 18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늘었고, 실업률은 22퍼센트에 이른다.
공공과 민간 부문을 막론하고 세전 평균 임금은 15퍼센트나 깎였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그리스 경제는 불황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고, 이자 지불은 정부 재정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구제금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2차 ‘구제 작전’은 1차보다 더 힘들 것이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위기가 중단되지 않으면서 지배자들 내에 분열이 심각해진 것이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줘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들은, 정부와 은행 들이 그리스가 갚을 수 있는지를 재검토하고, 만약 갚을 능력이 없다면 그리스가 파산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말하기는 쉽다.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같은 사건을 자본주의 역사상 사소한 에피소드로 보이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심각할 것이다.
그래서 대다수 분석가들은 6월에 있을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구제금융이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배계급에게 정말 문제인 것은 강요된 긴축 조처에 노동계급이 갈수록 치열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6월 15일 총파업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그리스 현지에서 이렇게 전했다.
“오늘 파업과 시위는 정말 대단합니다.
“아테네 곳곳에서 점거가 벌어지면서 정부가 즉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총리 파판드레우가 새로운 연립 정부를 곧 선언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 투쟁의 결과일 것입니다.”
유럽 나라들과 IMF는 추가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2백50억 유로 규모의 긴축 계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또한 사유화 계획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합니다.”
“현 정부가 사유화와 긴축안을 밀어붙일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모든 노조가 그런 계획을 거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오늘 파업은 노조들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오늘 총파업은 최근 파업과 시위 중에서도 특히 규모가 큽니다. 또, 사람들은 결의 수준도 더 높습니다.
“모두가 지금 총리의 사임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오늘 사임을 발표한다면 사람들은 축하할 것입니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전력 노동자들이 무기한 전면 파업을 벌일 것이다. 또, 지역 정부 노동자들은 화요일부터 전국의 시 청사들을 순서대로 점령할 것이다.
파노스는 이렇게 말했다. “쓰레기는 수거되지 않을 것이고 노동자들이 시 청사를 점거하면서 시정도 마비될 것입니다.
“유럽연합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과 사유화안을 통과시켜야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새로 정부가 구성되면서 한숨 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들은 잠시 동안만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