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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보여 준 그리스 노동자 총파업

그리스 노동자들이 긴축 정책에 목을 매는 자국 정부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6월 28일부터 48시간 총파업이 시작됐다.

이 파업과 대규모 시위 때문에 그리스 정부는 혼란에 빠졌다. 유럽 지배자들은 유럽 대륙 민중에게 자기 의도를 강요할 능력이 시험에 들었다고 걱정하고 있다.

민간과 공공부문 노조원들은 지난해 도입된 ‘구제 정책’의 대가로 강요된 고통전가에 반대해 강력한 총파업을 벌여 왔다.

그러나 노총들은 이번을 계기로 최초로 하루 총파업을 뛰어넘는 투쟁을 벌이게 됐다. 이것은 그동안 많은 노조원의 염원이기도 했다.

여기에 이미 진행 중인 전력 노동자 파업과 시위대의 광장 점거가 결합되자 그리스 정부는 공포에 휩싸였다.

6월 29일 그리스 집권 사회당은 의회에서 추가 긴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

유럽연합과 IMF는 의원들이 추가 긴축안을 통과시켜야 그리스에 1백20억 유로를 지원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8천 유로

새로운 긴축안에는 연간 소득이 8천 유로[약 1천4백만원]보다 적은 노동자들에게 ‘소득세’를 매기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앉아서 당할 생각이 없다. 여론조사들을 보면, 응답자의 70퍼센트에서 80퍼센트가 긴축안에 반대한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이 발행하는 주간지 〈노동자 연대〉의 편집인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파업은 강력하며 정부는 초조해하고 있습니다.

“운수 노동자들이 파업에 합류하면서 이번 행동이 더 강력해졌습니다.

“이들의 파업 덕분에 일하러 나갈 생각이 있던 노동자들도 출근하기 힘들어졌습니다.

“파업 참가자 수천 명이 파업 집회를 벌인 후 신타그마 광장의 의사당 건물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이것은 스페인 광장 점거 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수주 동안 광장을 점거하고 긴축 반대 투쟁을 벌여온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48시간 파업 동안 신타그마 광장 점거에 동참하려 합니다. 사람들은 경찰이 아무리 무자비한 폭력을 사용할지라도 결코 광장에서 밀려나지 않겠다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28일 이른 오후부터 광장의 시위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사유화에 반대하는 전력 노동자 파업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직접 행동을 벌이거나 경찰 공격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커다란 힘

가르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48시간 파업을 뛰어넘어 파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노조 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력 노동자들은 정부가 항복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하려 합니다. 이런 결의가 다른 곳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역시 사유화 대상인 그리스 우체국 은행 노동자들은 이번주 목요일[6월 30일]에 총회를 열어 파업 연장을 결정할 것입니다.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 수도 노동자들도 그럴 것입니다.

“파업과 광장 점거 등 기층 압력에 떠밀려 그리스 노총은 48시간 총파업을 선언해야 했습니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이 속한 반자본주의좌파[안타르시아]는 지속적으로 하루 이상의 총파업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 핵심 그룹이었습니다.

“지난 6월 15일 대규모 하루 총파업은 그리스 정부가 얼마나 대중적 지지를 상실했는지 잘 보여 주는 계기였습니다.”

지속적인 투쟁은 현 그리스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다. 그것은 유럽 지배자들에게 큰 골칫거리겠지만, 투쟁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힘을 줄 것이다.

그리스 위기 ─ 원인과 대안

현재 그리스 부채 규모는 3천4백억 유로에 이르며 연말에는 1백억 유로가 더 추가될 수 있다.

유럽연합, IMF와 유럽중앙은행은 2010년 그리스에 구제금융 1천1백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과연 이런 구제금융이 도움이 됐나?

구제금융의 대가로 엄청난 예산이 삭감돼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이 추락했고 그리스 경제 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긴축 때문에 수십만 명이 실업자가 되면서 정부가 빚을 갚는 데 필요한 세금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줄었다.

실업자는 갑절로 늘어 80만 명에 이르며(실업률 16퍼센트),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임금과 연금이 각각 20퍼센트와 10퍼센트씩 줄었다.

채권이란 무엇인가?

채권이란 기업이나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려고 발행하는 것이다.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은 보통 국채라고 불리는데, 국가는 지출과 세금 사이의 격차를 메우려고 국채를 발행한다.

국채는 차용증서(IOU)와 비슷해, 정부는 미래에 갚을 약속을 하고 자금을 모을 수 있다. 빌린 돈에는 이자가 붙는다.

주로 채권을 소유하는 집단은 은행, 보험 회사, 연기금과 기타 부유한 투자자들이다.

만약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채권 소유주들은 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한다.

그리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투자자들은 그리스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빚을 갚지 않을까 봐 두려워했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이 때문에 그리스 국가가 공개 시장에서 돈을 빌리려면 엄청나게 높은 이자율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디폴트를 선언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제2차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은행이 망하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리스 구제금융은 평범한 그리스인들을 돕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그것은 유럽 은행들을 구제하는 정책이다.

만약 그리스가 부채에 디폴트를 선언한다면 그리스에 많은 돈을 빌려 준 프랑스와 독일 은행 들이 큰 위기에 빠질 것이다.

대안은 있는가?

그리스 반자본주의좌파는 부채 상환 중단, 은행 국유화, 금융 시스템의 노동자 통제를 대안으로 주장한다.

그리스 정부는 2010년에만 빚을 갚는 데 5백10억 유로를 사용했다. 이 돈이면 연금과 임금 을 지급하고 각종 공공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갈수록 많은 노조가 이런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그것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경제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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