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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

버락 오바마는 “전쟁의 물결이 잦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고비를 넘었고 미군이 7월부터 철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2011년 말까지 1만 명이 철군할 것이고, 2012년 9월까지 3만 3천 명이 철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시종일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선한’ 전쟁이라 부르면서 ‘오바마의 전쟁’으로 만들었다. 그는 5만 3천 명을 증파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수를 10만 명으로 늘렸다. 또, 10만 명의 미국방부 ‘청부업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 점령 1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 중 하나가 됐다.

따라서 철군 계획이 시작된 후에도 조지 부시 때보다 더 많은 군인이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을 것이다.

전쟁 종식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대선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오바마는 미국인 과반이 이 전쟁에 반대하는 국내 상황을 신경써야 할 처지다.

이번 발표는 또한 미국 제국주의의 군사력이 한계에 도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전쟁 경비로 1조 달러를 지출했다. 오바마는 국내의 ‘국가 건설’에 집중하려고 점령 규모를 줄이고 싶어 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고비를 넘겼다’는 얘기는 수없이 많이 반복됐다. 그러나 탈레반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미국 정부는 탈레반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민주주의, 여성해방, 부패 근절 등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정당화해 온 온갖 고상한 얘기들은 어느 순간 다 사라졌다.

최근 한 국제 조사는 아프가니스탄을 “세상에서 가장 여성이 살기 위험한 나라”로 선정했다.

불안정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부패가 만연하다. 예컨대, 민간 소유인 카불 은행의 예금 8억 5천만 달러가 어디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카불 은행이 카르자이 정권 측근 인사들에게 무담보 대출을 해 준 부정행위와 연관된 것은 확실하다.

전쟁의 와중에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수만 명이 죽었다. 또, 미군 1천5백 명과 영국군 4백 명이 죽었다.

미군의 침략 때문에 이 지역 전체가 불안정해졌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문에 핵무장국인 파키스탄에 큰 문제가 생겼다. 오바마 당선 후 미국 무인 폭격기 공격으로 파키스탄인 2천여 명이 죽었다.

미국 정부가 파키스탄 정부에 알리지도 않고 파키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암살하자, 파키스탄 내에서 파키스탄이 더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는 발판이 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강화됐다

〈뉴욕타임스〉는 빈 라덴 암살 작전 직후 파키스탄 관리들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이 아라비아해의 전략항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그들은 송유관, 도로와 심지어 중국 해군 기지를 건설하는 문제도 논의했다.

이런 불안정성,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영구 군사기지 건설 계획, 지속되는 리비아 전쟁 등을 볼 때,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서서히 종식시키겠다는 오바마 주장은 공허하게 들린다.

파병 한국군은 즉각 철수하라

올 들어 아프가니스탄 한국군 주둔 부대는 벌써 열 번에 달하는 로켓 공격을 받았다. 아직 사상자는 없지만 현지 사람들은 “탈레반이 정말 공격을 하게 되면 그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한국군이 머물고 있는 파르완주에서는 최근 점령에 맞서는 주민들의 시위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미국도 철군 계획을 내놓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더는 무고한 아프가니스탄 인들과 한국 젊은이들을 고통에 빠뜨리지 말고 즉각 철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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