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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파업 일기(7월 4일):
“배고프다는 동지의 말에 울컥했다”

이 글은 유성기업 여성 대의원이 쓴 파업 일기다. 그동안 파업 일기를 연재하던 아산 공장 조합원은 노조의 다른 업무 때문에 당분간 일기를 보내오지 못하게 됐다. 〈레프트21〉이 이 여성 노동자의 일기를 연재한다.

아침에 출근 투쟁을 벌였다. 역시 경찰들은 굴다리 밑에서 죄 없는 우리를 막았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출근하겠다는데도 조합원들을 보내주지 않았다.

그래서 조합원 몇몇은 출근길 자동차 사이에 끼어 굴다리 밑을 지나려 했는데, 경찰이 이 조합원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냈다. 아침부터 욕이 절로 나왔다. 아니 때리기를 했어, 뭘 했어! 정말 화가 났다.

두원정공 노조에서 교육을 왔다. 예전에 투쟁할 때 38일 만에 직장폐쇄가 풀렸단다. 우리 쪽이 밀렸다고 생각했지만, 기죽지 않고 투쟁해 복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럽기도 했다.

교육을 마친 뒤 과별 토론을 진행했다. 최근 복귀자들이 많이 늘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자는 의미에서 부서별 단합대회를 진행키로 했다. 간만에 놀러간다고 다들 신이 났다. 웃는 그 모습들이 웬지 모르게 뭉클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겠나 싶었다.

저녁엔 또 기도회가 열렸다. 경찰은 정문까지 가는 걸 허락했다. 덕분에 오늘도 공장 정문을 봤다. 목회 분들이 오시고 연대 단위가 오셔서 촛불 기도회에 동참했다.

조계사에 있는 아산 부지회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너무 반가워서 잘 지내시냐고, 아픈데는 없냐고 물었다. 부지회장님은 “괜찮아, 배고파”라고 했다. 그 말에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

안 그래도 먹을 거 좋아하는 분인데, 이 투쟁이 끝날 때까지 단식이라니…. 정말 안쓰러웠다. 나만 배불리 먹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을 만든 회사가 너무 싫고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항상 응원해 주시니, 오늘 이 감정들을 잊지 않고 두고두고 갚아 줘야지.

내일은 부서별 단합을 통해 승리를 위해 좀더 단단하고 굳건하게 마음을 다잡고 올 것이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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