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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과 통합하려는 시도 중단하라” - 정종권 진보신당 전 부대표:
“통합은 진보정치를 우경화시킬 것입니다”

국민참여당이 7월 10일(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공식적으로 진보통합정당 합류에 대한 조직적 의사를 밝혔다. 이러저러한 소문들, “참여당과 민노당 주류는 이미 몇 달 전에 물밑에서 통합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와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공동저자 책 출판 등은 이러한 전제와 공감 위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다”라는 소문들이 헛소문이 아닌 진실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왜! 우리는 진보통합정당,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것을 진보정치의 중요한 전략적 방향으로 설정하느냐는 점이다. 이 점을 망각하거나 외면하면 남는 것은 이러저러한 정치공학과 정치산수 밖에 남지 않는다. 통합을 주장하고, 시대적 흐름을 바라보고, 대중의 눈높이에서 사물과 사건을 분석하더라도 그 주체와 그 기본은 진보정치의 독자적 성장과 발전이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참여당은 진보통합정당의 한 ‘식구’가 아니라 좋은 ‘이웃’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대치다. 진보정당으로서 통합의 대상이 아닌 자유주의정당으로서 연합의 대상이라는 뜻이다. 참여당과 조직적으로 한 식구가 되는 과정은 진보정치의 우경화 과정, 진보정당의 개혁정당화, 자유주의정당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들은 여러 징후들에서 나타난다. 민주노동당이 당 안팎의 우려와 반대에도 ‘사회주의’라는 규정이 들어간 강령 구절을 삭제한 것, 진보신당 일각에서 야권 단일정당을 주장하면서 당의 가치와 지향을 ‘복지국가’로 낮추고 절대화하는 것 등이 그것들이다.

정당 운영에서는 모르겠지만, 정치노선과 정책노선에서 참여당은 진보정당보다는 민주당에 가깝거나 오히려 더 우경적 입장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기에, 참여당과 통합할 수 있지만 민주당과는 통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역설적인 자기모순이라는 점이 지적돼야 한다.

일각에서 참여당과 통합 문제는 중국의 국공합작이나 통일전선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옹호하는 주장도 있다. 먼저 정당 통합의 문제를 연합전선이나 통일전선의 조직틀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고, 이 또한 연합과 통일전선의 자기목표를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불철저할 때 그 연합과 통일전선은 많은 후유증을 남기고 파괴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반신자유주의’는 실천적 의미가 없는, 종이 속의 글자로만 존재하는 규정이 결코 아니다.

이제 지금 우리는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통합파와 독자파의 대립은 진보신당 내부의 쟁점이 아니라, ‘진보정당의 재편과 재구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진보정치 전체의 쟁점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확장시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진보정치 전체의 논점은 첫째 참여당을 포함한 통합정당론, 둘째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통합론, 셋째 반(反) 또는 비(非)통합론으로 나뉘어진다.

이 논점에서 진보신당 내부만이 아니라 민노당 내부 또한 단일하지 않으며, 민주노총 등의 대중조직이나 시민사회 또한 단일한 흐름이 아니며 각자의 내부가 여러 측면에서 균열이 있고 복합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균열선을 관통하는 진보정치 또는 좌파정치의 기조와 내용, 입장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