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통합은 무엇보다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해 진보진영이 하나의 단결된 힘으로 나서 주기를 바라는 노동자·민중의 여망에 부응하고, 보수 세력이나 자유주의 세력과 구분되는 진보 세력의 독자적 성장과 발전 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진보대통합에 국민참여당을 참여시키는 것은 ‘진보대통합’을 ‘진보·자유주의 연합’으로 변질시킨다. 그리고 '진보·자유주의연합’은 노동자·민중과 진보 세력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추구해 온 진보진영의 그간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린다. 진보정치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자유주의를 넘어서 나아가야 한다. ‘진보·자유주의 연합’은 진보정치를 자유주의의 전망 안에 가두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국민참여당이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을 수락하겠다고 결정했고, 최종합의문은 합의문을 수락하는 모든 단체, 개인들을 새로운 당 건설에 참여시킨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국민참여당을 당연히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석회의에서는 국민참여당이 합의문를 수락할 경우 그때 가서 국민참여당 참여 승인 여부를 논의하자고 최종 결정을 단지 미뤄왔을 뿐이다. 다른 어떤 이들은 국민참여당 참여는 진보 헤게모니 하에 진보적 자유주의를 흡수·동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국민참여당이 참여하는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이 친노세력의 권력 재탈환을 위한 원대한 전략의 일부로도 추진되고 있는 사실이 지닌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견해다. 게다가 진보 헤게모니 하에 진보적 자유주의를 정말 흡수·동화시키길 원한다면, 진보 세력과의 연대에 찬성하는 국민참여당 당원들에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자신을 변신시키는 야심만만한 유시민과 결별하고, 개인자격으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에 참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맞다.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국민참여당 참여를 추진함에 따라 진보진영의 지형이 ‘진보대통합 찬성이냐, 반대냐’에서 ‘유시민 중심의 일부 자유주의 세력과 연합정당 건설 찬성이냐, 아니냐’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보수정치, 자유주의 정치와 구분되는 진보정치의 독자성 확보와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의 급진화 등을 바라는 모든 진보세력들의 단호한 공동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