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19년 1월 5일자 주간경향 기사이다.
본격적인 스쿨미투 운동이 벌어지기 전인 2016년 12월 12일. 한 경제지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도는 글을 토대로 ‘단독’ 기사를 내보냈다. 중학교 도덕교사가 학생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아동학대에 가까운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뒤이어 지상파 방송 및 종합편성채널TV 뉴스가 이 사건을 잇달아 보도했다. 학교로 찾아가 직접 피해 남학생을 인터뷰해 보도한 종편 방송도 있었다.
교사의 문제 발언을 들었다고 진술한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 학교에서 앞서 12월 8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3학년 재학생 약 480명의 대부분이 이 교사로부터 부적절한 발언을 수업시간에 들었다고 적었다.
학생들이 제출한 설문지에는 “OO를 강간하는 꿈을 꾸었다”, “동성애자는 동물이나 아동과 섹스를 하는 것과 같다”, “치마 걷고 엉덩이 맞아볼래”, “다시 남고로 올라가려면 너를 성추행해야 한다. 성추행당해볼래”, “여자들이 짧은 옷, 파인 옷을 입고 다니니까 성범죄를 당하는 것이다”, “OO를 호텔로 데려가 도끼로…” 등의 발언이 담겨 있었다. 극히 일부 학생들만이 “모른다”, “없었다”라고 적었다.
성비위 교사로 낙인찍힌 중학교 도덕교사 김재혁씨(49·가명)는 언론 보도가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로부터 직위해제 통보를 받았다. 직위해제 조치가 내려지면 학교에 나올 수 없다. 그가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수도 없이 말했다. “나는 아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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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혁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1학년 7반에서 몽둥이로 허벅지 등을 맞았다고 진술한 학생의 부모 ㄱ씨가 법정에 나와 종전의 진술을 뒤집었다. 2016년 12월 당시 거짓 피해신고를 했다고 밝힌 것이었다. 그는 이 사건을 주도한 사람이 김 교사가 근무하던 학교의 여교사‘들’이었다고 기억했다.
ㄱ씨는 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가 나왔을 때 (애초에 쓴 것들이) 그 정도 내용은 아니어서 아이에게 OO이가 피해봤다고 진술한 일들에 대해 물었더니 ‘전혀 그런 적이 없었다’고 했다. 피고인을 나쁜 식으로 몰아가서 이런 식은 아닌 것 같아 피고인에게 OO 엄마를 찾아가서 어쨌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니 선처를 부탁하는 것이 어떨지 권유를 했는데 나중에 (피고인에게) 물어보니 OO 엄마가 3000만원을 요구했다고 해서 놀랐고,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까지 나오게 됐다.”
ㄱ씨의 아들 역시 김씨로부터 몽둥이로 맞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원문 보기: "강간하는 꿈 꿨다"... 스쿨미투, 3년 만에 바뀐 진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