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 도중 휴대전화를 받았다. “탄도미사일 공격 보도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마라”라는 상대의 말이 마이크로 흘러나와 공개됐다. 앞서,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전세계 언론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전에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며, 러시아가 미국이나 유럽을 위협한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자하로바의 통화 내용은 러시아가 이를 확인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다음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쏜 것은 신형 중거리 미사일이라고 직접 밝혀, 전세계 언론을 머쓱하게 했다. 우크라이나의 대통령까지 나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주장 직후에 서방의 한 당국자는 ‘과장된 주장’이라고 확인했다. 일부 언론 보도에서 이 당국자 확인은 취급되기는 했으나, 비중은 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전세계 언론은 우크라이나발 ‘가짜뉴스’에 자진해서 낚인 꼴이 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놀아나는 언론에 뒤통수를 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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