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년 8개월 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의 일종인 별정직으로 전환되기 직전에 ‘민주노동당원’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정규직이 되면 1년짜리 계약을 반복하지 않고 각종 복지제도에서 배제되는 차별도 받지 않고 안정적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 거라던 나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투쟁했다. 나를 외면한 정규직 노조와의 끈도 계속 유지하고, 투쟁하는 다른 작업장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해고의 부당성을 알렸다. 탈당하면 해결된다는 권유에도 넘어가지 않고 내 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버텼다.
결국 지방·중앙노동위원회는 내가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공단은 터무니없게도 1년짜리 계약직을 제시했고, 내가 거부하자 바로 해고를 했다. 나의 싸움은 연장됐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전원일치로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고, 올해 1월에는 공단과 면담해 복직했다. 3년 만에 일터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공단은 별정직 전환은 계속 미뤘다. 그러다가 지난 7월 1일 나는 드디어 별정직원이 됐다! 이제 내 임금은 다른 정규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에서 지출되고, 성과급, 교육 기회 등 각종 복지혜택을 동일하게 누리게 됐다.
정규직 발령 후 정규직 노조 가입이 승인됐고, 상급단체인 공공연맹의 조합원이 됐다. 나는 지난 2007년 해고 후 나를 조합원으로 받아 주고 복직투쟁을 지도해 준 공공노조의 조합원 자격도 계속 유지할 것이다. 또한, 나는 변함없이 민주노동당의 당원이기도 하다.
나의 정규직 전환 소식에 많은 분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역 간부들은 노조 소식란에 내 승리 소식을 올려 줬다. 힘들게 싸우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말 힘이 나는 소식”이라며 나를 얼싸안고 기뻐했다. 두 번 해고를 당하는 동안 변함없이 지지해 준 공단의 정규직 동료는 내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보였는데, 사실 내 마음에도 행복한 눈물이 마냥 솟아올랐다.
지난 시기에 내가 가장 깊고 분명하게 느낀 것은 내 자신이 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길을 각성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노동자 연대 활동에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게 참여해, 깨달은 바와 일상의 격차를 좁혀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