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한상대가 “종북좌파와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한미연합사에서 근무하던 한 향린교회 신자가 기무사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조사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기무사는 그를 국가보안법으로 조사한 근거로 향린교회에 가입하면서 쓴 자기소개서와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서명 참가, 성공회대 노동대학에서 공부한 것 등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전쟁과 마주쳐야 하는 군인으로서 미·소 제국주의에 의해 분단된 한반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평화적 통일을 염원했을 뿐이다. 또한, 군인 이전에 한 시민으로서 진보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 것도 죄가 아니다.
한국군의 부패와 지나친 반공의식, 친미주의에 문제의식을 느낀 군인들이 기존의 재향군인회를 탈퇴하고 ‘평화재향군인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현실에서 오히려 그에 대한 기무사의 조사야말로 시대착오적이다.
불행하게도 이미 두 차례의 조사를 받은 그 신자는 이로 인해 강제 전역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조사 후 생긴 뇌동맥 이상으로 갑자기 쓰러져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의연하게 자신에 대한 기무사의 조사는 “국가보안법을 통한 여론 형성”일 뿐이라며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조헌정 향린교회 담임목사는 “이번 향린교회 신자에 대한 국가보안법 조사는 향린교회 구성원 모두에 대한 조사”라고 강력히 비판했으며, 신자들 역시 국방부에 항의해 하루 두 차례 일인시위를 진행했다.
지난 일요일에는 교인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항의기도회를 개최하고 “이 문제는 결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그와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국방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나 역시 국방부에 맞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부의 이런 탄압은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국외적으로는 프랑스마저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할 수도 있을 정도로 어려운 세계경제 위기, 국내적으로 무상급식 관제투표 부결에 따른 오세훈 시장 사퇴와 ‘희망의 버스’로 인해 정권의 정당성이 계속 위협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최후의 몸부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