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전국학생위원회 지도부는 무원칙하고 비민주적인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중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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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전국학생위원회(이하 전국학위)가 공개적으로 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나서자 학생 당원들이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실명을 밝혀 전국학위 지도부를 비판한 학생 당원들은 토론 한번 없이 학생위원회 이름으로 추진되는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이 당론과도 다르고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이다.
민주노동당 전국 학생위원회(이하 전국학위)가 9월 7일 “희망의 새이름, 진보대통합. 힘 있는 진보가 탄생한다!”는 신문을 냈습니다.
이 신문에서 전국학위는 유시민과 이정희 대표의 사진을 부각해서 넣으면서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시민사회단체가 대통합을 추진합니다” 하며 마치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하 참여당)의 통합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논란이 되자 전국학위장 정태호 동지는 당원게시판에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첫째, 전국학위의 이런 태도는 비민주적일뿐 아니라 당원들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며, 당론에도 맞지 않습니다.
9월 4일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합의문이 부결된 것은 많은 노동자들과 진보적 대중의 단결 열망을 외면한 아쉬운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참여당과의 통합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현재 당내에서는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이번 ‘진보정치캠프’에서도 드러났듯이 학생 당원들 사이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현재까지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유일하게 통과된 것은 진보대통합입니다. 진보대통합은 어디까지나 진보 세력끼리의 통합을 뜻하는 것이지, 친 자본가 정당인 참여당과의 통합을 열어두는 것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당 지도부도 이 문제와 관련해 9월 중으로 당대회를 열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즉 참여당과 통합에 대한 당론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전국학위는 마치 민주노동당과 참여당의 통합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태호 동지는 “국참당과의 적극적인 통합 추진이라는 대다수 학생 당원들의 염원을 반영하여 이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선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도대체 “대다수 학생 당원들의 염원”은 어떻게 결정이 된 것입니까? 전국학위 지도부는 과연 학생 당원들 사이에서 참여당 문제에 대한 토론과 논쟁을 조직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바가 있습니까? 이런 과정도 없이 참여당과 통합을 기정사실처럼 주장하는 것이 과연 민주적이고, 학생 당원들의 단결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둘째, 참여당은 ‘진보대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정태호 동지는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것이 “현실을 고정불변하는 존재로 보고 대중투쟁에 대한 전략과 안목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참여당의 변화를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단지 참여당의 “과거”가 아니라 참여당의 현재를 문제삼는 것입니다.
참여당은 여전히 해외 파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피해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게 문제였지 한미FTA 그 자체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래 참여당 정책위원회가 작성한 ‘국민참여당 : 민주노동당, 가치 강령 기본정책 비교’라는 문서를 보면, 민주노동당의 한미FTA 반대를 “현실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비판하며 “한미FTA를 … 우리 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선진통상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FTA 로드맵 아래에서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전략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참여당은 민주노동당과 계급적 기반이 다릅니다. 참여당의 주도적 당원들은 지난 정권의 관료 출신들이거나 중간계급 배경이 많고, 친자본가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일관된 반대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때문에 참여당과의 통합은 우리에게 더 큰 힘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말 두 마리가 합쳐지면 무조건 마차가 더 빨리 달리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말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려고 한다면 그 마차는 오히려 시궁창에 빠지고 말것입니다. 참여당과의 통합이 바로 이런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참여당과의 통합은 우파에 맞서서, 진보적 요구를 쟁취할 진정한 힘인 노동계급의 투쟁과 의식을 갉아먹기만 할 것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이루겠다는 참여당의 강령과 노동자 투쟁의 발전은 양립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오히려 “대중투쟁에 대한 전략과 안목이 없”는 것은 근시안적으로 선거에서 승리에만 골몰해 원칙 없이 통합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지금 전국학위가 할 일은 유시민의 이미지를 진보로 포장하며 사람들에게 환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진보의 정체성에 바탕해 급진적 대안을 제시하며 운동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우리는 전국학위 지도부가 민주적 토론도 없이 “학생위원회가 자기 입장을 가지고 정치선전을 해 나가는 것을 시비하는” 것입니다.
전국학위 지도부는 패권적으로 참여당과의 통합 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전국학위 내 다양한 의견에 대해서 토론을 조직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길 요구합니다.
김무석(건국대), 김소망(건국대), 강민선(경성대), 김영익(고려대), 김준효(고려대), 김지윤(고려대), 소민호(고려대), 이원웅(고려대), 권기봉(공주교대), 이아혜(국민대), 박용석(명지대), 김평구(부산대), 박연오(부산대), 박준희(부산대), 이동엽(성균관대), 임준형(성균관대), 조승수(성균관대), 김승주(이화여대), 성지현(이화여대), 양효영(이화여대), 장수영(이화여대), 오선희(인하대), 배상진(청주교대), 양유진(한국외대), 이중태(한국외대), 진경태(한국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