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강기갑·천영세, “참여당과의 통합 안을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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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강기갑, 천영세 등 민주노동당 전 대표들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5일 열릴 당대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 안 반대 의견을 밝히고 부결을 호소했다.
세 대표는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 여부를 표결하게 되면, 가결이 되던 부결이 되던 그 결과는 당의 단합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임시당대회 추진 자체를 비판했다.
그럼에도 “표결이 강행된다면 반대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세 대표의 결론이다. “참여당과의 ‘선통합’이 추진된다면, 진보정치 세력의 절반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 성명서 전문을 싣는다.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에 대한 전직 당대표 3인의 입장
오는 25일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당의 전직 당 대표 3인이 모여 입장을 발표하게 된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귀를 열고 입을 무겁게 하는 것이 전직 당대표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역시 송구한 마음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몇 개월간,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진보신당 및 시민사회, 대중조직과 함께 5.31 합의와 8.28 합의를 이끌어 내며 진보통합의 길을 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4일 진보신당 대의원대회는 통합 합의안을 부결시켰고, 민주노동당은 오는 25일 대의원대회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민주노동당의 건설과 역사를 함께해온, 전직 당대표 3인은 오는 25일 대의원대회 추진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민주노동당 당원-대의원 동지들께 호소드립니다.
분당의 아픔을 극복하고, 진보정치의 외길을 걸어온 당원 동지 여러분. 25일 대의원대회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게 된다면, 그것은 불행히도, 진보의 반쪽을 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진보통합을 바라는 많은 분들이 국민참여당은 통합대상이 아니라고 입장을 표명한 상황에서 참여당과 ‘선통합’이 추진된다면, 진보정치 세력의 절반이 등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원하던 원치 않던, 25일 대의원대회는 양자택일의 대의원대회가 될 것입니다.
전직 당대표 3인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여부를 표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가결이 되던, 부결이 되던, 그 결과는 당의 단합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참여당 통합여부에 대한 표결이 대의원대회에서 강행된다면, 전직 당대표 3인은 송구스럽게도 반대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민스러운 선택이지만, 두려운 선택은 아닙니다. 진보대통합의 대의를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진보신당 당원 여러분, 특히나 진보통합을 염원하는 분들께 호소드립니다.
지난 4일 진보신당 대의원대회의 결과는 진보대통합을 추진해온 각고의 노력을 무위로 되돌렸습니다. 진보통합을 추진해온 모든 분들이 구부정한 어깨로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힘을 내야 합니다. 분열의 길 위에서 한숨 쉬며 앉아서 죽을 순 없습니다. 통합의 길, 승리로 길을 향해 새롭게 나아갑시다. 통합을 추진해온 모든 분들께 통합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행동해야 합니다. 설득하고 조직해야 합니다. 새로운 신뢰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굳은 의지로 통합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민주노동당 당원 여러분. 보수일색의 척박한 땅위에서 땀과 눈물과 희망으로 진보정치를 일구어낸 모든 동지여러분.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전농, 빈민단체 등 대중운동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정당입니다. 노동자 민중을 대변할 정당,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대중적 요구에 의해 건설된 것이 민주노동당입니다. 우리는 진보정치 역사의 역동적인 개척자입니다.
1997년 정치세력화를 추진했던 최초의 합의와 공감, 그 근간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정신은 진보진영의 대통합과 민중의 정치세력화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2004년 총선의 영광과 2008년 분당의 고통, 그 모든 역사의 교훈이 무엇이었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진심이 국민과 통했을때, 국민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했고, 우리가 근간을 버리고 분열했을때,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멀지않은 미래, 진보정치 집권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11년 9월 21일
민주노동당 전직 당대표
권영길 천영세 강기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