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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쌍용차 파업 집회 참가 벌금형 2차 재판:
진술권도 보장 않는 우익 판사에 맞서다

나는 2009년 쌍용차 파업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에게 불법적으로 연행됐다. 검사는 1백35만 원이라는 벌금형을 약식명령했지만, 올해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경찰의 무리한 탄압 때문에 판사가 증거불충분 판결을 내린 것이다. 통쾌한 승리였다.

그러나 검사는 승복하지 않고 항소했다.

한미FTA 반대 집회에 참가한 필자

검사의 항소장에 답변서를 작성해 보내던 날, 나는 한 기사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날 쌍용차에서 17번째 노동자 죽음이 있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우리의 구호는 17번이나 반복적으로 증명됐다. 이 살인을 저지른 자들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이 죽음 앞에 사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난 뻔뻔하게 항소를 한 검사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11월 1일 2심 첫 재판 모두진술에서 나는 이런 파렴치한 자들을 규탄했다. 판사는 나를 제지하고 나섰다. 그래도 나는 주장을 계속했다.

“정부와 검찰에게 분명히 경고하겠습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한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 1퍼센트를 대변한 나경원에 맞서 투표장을 찾은 사람들, 전 세계 거리에 쏟아져 나와 99퍼센트를 대변하고 있는 사람들, 한미FTA에 반대해 국회 앞에 모이고 있는 사람들의 칼끝은 바로 당신들을 겨누고 있습니다! 탄압은 부메랑이 돼 당신들이 비호하고 있는 이 체제의 심장에 박힐 것입니다!”

내가 “칼끝”을 얘기했을 때 판사는 진술을 중단시키려 했고, 내가 뒷부분을 마저 읽자 나를 법정에서 퇴장시켰다! 나는 끌려가면서도 “정치적 사건에서 왜 정치를 배제하라는 것입니까!” 하고 당당히 맞섰다. 판사가 모두진술을 허락한 이상 그 내용에 대해선 왈가왈부할 수 없다.

재판을 방청한 동지들도 나의 진술권을 옹호해 항의했다. 판사는 심지어 이들 중 한 명을 감치시키려고도 했다. 분노스러운 일이다.

고맙게도 재판 소식을 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한 인권변호사가 무료로 나를 변호해 주기로 했다. 다음 재판에선 변호사와 함께 진술권을 확보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

이날은 검사가 신청한 증인 심문도 진행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선 최후진술까지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날 방청석에 더 많은 동지들이 함께해 준다면 검사와 우익 판사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힘을 실어주길 호소한다.

다음 재판은 11월 29일 화요일 오후 3시 30분에 수원지방법원 법정동 208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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