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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복 한진중공업지회 수석부지회장:
“희망버스가 승리의 희망을 만들었습니다”

그간의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돌아봤을 때, 한진중공업처럼 ‘1년 이내 재고용’이라는 성과를 낸 사례는 별로 없었습니다. 명시적인 정리해고 철회가 아니고 퇴직금 정산에서 불이익을 보는 조합원들이 있다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사실상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승리를 얻기까지, 김진숙 지도위원의 목숨을 건 크레인 농성 투쟁이 있었고, 이에 대한 연대로 ‘희망버스’가 만들어졌습니다. 만약 희망버스가 없었더라면 이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진중공업 민주노조의 생명도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입니다.

2차 전국노동자대회와 6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 월가 점거운동 등에서 드러난 자본에 대한 비판 분위기도 승리하는 데 일정하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사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희망버스의 힘을 느낀 것은, 투쟁에서 떠났던 동지들이 다시 뭉치게 되는 것을 보면서였습니다.

희망버스 운동이 없었다면, 노동조합 운동이 위축되고 전반적으로 위험해지는 상황까지 갔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희망버스는 민주노총·금속노조 조합원들의 결속에도 한 구실을 했습니다.

이제 어떻게든 하청 노동자들과 단결하고 투쟁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이 투쟁하지 못한 것은 정리해고의 큰 원인이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연대해 한진 자본에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러모로 희망버스 동지들, 전국의 동지들, 지역의 동지들에게 굉장히 큰 빚을 졌습니다. 앞으로 한진중공업지회 집행부는 정치투쟁에 적극 나설 의무가 있습니다.

적잖은 노동자들이 한미FTA 같은 정치투쟁에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투쟁이 노동자들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또 어려운 곳이 있으면 도움을 줘야 합니다. 57명을 정리해고한 풍산마이크로텍도 한진중공업과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사실 정리해고 철회 투쟁이 시작됐을 때, 한진중공업에선 이 투쟁이 이기리라고 자신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쌍용차를 떠올리며 강하게 싸우면 진다고 비관했습니다.

그러나 투쟁 과정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끝까지 연대해서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정리 소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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