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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
2008년 촛불항쟁의 교훈에서 배우기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는 지난 4년간 켜켜이 쌓인 분노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 날치기에 항의하는 사람들은 주말마다 경찰의 탄압을 뚫고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 김광일 지음, 책갈피, 272쪽, 1만 원

거리 시위 참가자들은 거리에서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를 받으며 2008년 촛불항쟁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현재 이 운동의 자신감과 규모는 2008년에 못 미친다.

2008년 촛불항쟁은 1백만 촛불의 힘으로 임기 초반 이명박의 개악 드라이브에 부분적 제동을 건 투쟁이었다. 무엇보다 이명박의 당선과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로 낙담하던 사람들에게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경험과 가능성을 보여 줬다.

동시에 촛불항쟁의 궤적은 우리에게 다음번 투쟁을 위해 꼭 기억해야 할 교훈들을 던져 준다.

그런 점에서 촛불항쟁의 마지막 수배자인 김광일 광우병대책회의 행진팀장이 쓴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는 한미FTA 저지 운동 참여자들이 꼭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촛불항쟁 한복판에서 활약했던 저자는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시각에서 이 운동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면서 교훈을 제시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교훈

지금 한미FTA 저지 운동의 상황에 비춰 이 책에서 인상적인 교훈들을 추려 볼 수도 있다.

예컨대 운동에서 개혁주의의 문제가 있다. 2008년 촛불항쟁 초반에 NGO, 진보정당 등의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운동이 성장하는 데 나름으로 기여했다.

그러나 주요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촛불항쟁이 절정에 오른 순간에 이명박 퇴진 투쟁으로 나아가는 대신 거리 시위를 진정시켜 제도권(의회)으로 수렴시키려 애썼다.

개혁주의는 ‘중립적 기구인 의회를 통해 위로부터 점진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특정 국면에서 운동의 걸림돌 구실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부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민주당과의 의회 안 동맹에 집착하면서 민주당의 보수적 태도에 영향을 받는다. 지금도 민주당은, 2008년 촛불항쟁과 마찬가지로, 가장 늦게 거리에 나와서 가장 먼저 떠나려 한다.

따라서 진보진영의 독자적 태도가 중요한데, 여기서 노동계급의 투쟁이 중요하다.

2008년 촛불항쟁의 참가자 다수는 미조직 청년들이었는데, 조직 노동계급이 투쟁으로 이들을 뒷받침해 주지 못해 운동이 계속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배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점이 바로 한미FTA 반대 투쟁에 노동계급의 산업 투쟁이 결합되는 것이다.

이처럼 운동이 처한 과제들을 풀어 내 운동을 발전시키려면, 혁명가들에게도 과제가 있다.

2008년 5월 말 촛불항쟁이 장관 고시를 앞두고 고비를 맞았을 때, 다함께는 기꺼이 ‘총대를 메고’ 5월 26일~28일 거리 행진에 앞장섰다. 이때 거리행진이 성공한 것은 촛불항쟁이 이후에 6월 10일 1백만 촛불행진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즉 혁명가들은 개혁주의 지도자들과 함께 운동을 확대하려고 노력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투쟁 부위로서 올바른 전략과 전술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 속에서 변혁적 대안의 올바름을 대중에게 입증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그런 과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의 저자가 수배 해제돼서 다시 자유롭게 투쟁에 앞장서는 모습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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