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학생들이 선관위의 비민주적 선거를 거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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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을 거듭하던 국민대 총학생회 선거가 결국 무산되고 3월 재보궐 선거가 확정됐다.
비운동권 계열의 두 선본 ‘호감’과 ‘사고뭉치’의 득표차가 16표였는데, 무효표가 3백89표였다. 무효표가 두 선본의 득표차보다 두 배를 훨씬 넘어 선거 자체가 무효 처리된 것이다. 이는 시종일관 반민주적인 행태를 보여 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와 그에 침묵·동조한 선본들에 대한 학생들의 심판이다.
중선관위는 선거 시작 4일 만에 우리 ‘99%의 역습’ 선거운동본부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했다.
등록금 인상 합의를 옹호한 ‘사고뭉치’ 선본의 정후보를 비판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선본원들의 옷도 입지 못하게 했다.
우리가 이에 항의하며 선거 거부 투쟁을 벌이자 학생 수백 명이 우리의 주장을 지지하며 무효표를 던졌다. 다시 치러진 재투표에서도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자 결선 투표까지 하게 됐다.
중선관위는 결선 투표마저 무산될까 봐 쿠키·컵라면까지 동원해 가며 금권선거를 자행했다. 땅에 떨어진 권위를 지키려고 먹을 것을 주며 투표율을 높인 것이다.
학생들은 ‘이승만 정권이냐, 고무신 선거냐’ 하며 비아냥거렸다. 학생들은 무효표로 중선관위에 항의했고 선거는 무산됐다.
고무신 선거
다른 선본들은 이런 중선관위의 행태에 침묵하거나 심지어 동조하기까지 했다. 총학생회를 비판하며 진보를 표방하고 나온 ‘바꿔 싹 바꿔’ 선본마저 ‘99%의 역습’이 중선관위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편을 들었다.
우리의 선거 거부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광범한 연대 덕분이다. 강사노조 황효일 선생님, 법과대 학회, 학내 좌파 단체, 그리고 학생들이 지지 대자보를 썼다. 〈한겨레〉, 〈경향신문〉, 〈레프트21〉, 〈민중의 소리〉 등 많은 언론도 우리 소식을 다뤘다.
재선거 결정으로 우리 ‘99%의 역습’ 선본도 다시 출마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등록금 문제 등 선거 이전에 학교에서 해야만 하는 학내 투쟁들이 있다. 그런데 총학생회는 공석인 상태다.
앞으로 등록금 인하를 걸었던 다른 선본들, 학내 단체들, 단과대까지 함께하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반민주적인 중선관위에 학생들이 ‘역습’을 가한 것처럼, 이제 학교 당국을 향해 맞서 싸울 때다. 평범한 우리 99퍼센트의 역습은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