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우칸촌 투쟁의 승리:
“이것은 승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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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달 동안 부패한 지방 정부에 맞서 싸운 중국 광둥성 루펑시 우칸촌 주민들이 정부에게서 중요한 양보를 얻어 냈다.
시 정부는 우칸촌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감옥에서 숨진 주민 대표 시신을 가족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했다.
또, 수감된 다른 주민 대표들을 석방하고 주민들이 민주적으로 선출한 촌락 위원회를 인정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는 불법적으로 약탈된 토지 반환과 부패 처벌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하겠다는 모호한 약속을 했다.
이런 아쉬움이 있지만 마을 주민 2만여 명이 막강한 독재 국가에 맞서 싸워 큰 양보를 얻어 낸 것은 대단한 성과다. 특히 공산당 정부가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고 민중의 독립 기구를 인정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칸촌 주민대표인 린주롄은 “이것은 승리의 시작이다” 하고 말해 높아진 자신감을 보여 줬다.
이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번 사건이 자본가들과 결탁해 민중을 억누르는 지방 정부들에 대한 광범한 불만을 대변하는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우칸촌 주민들은 자신들의 투쟁 소식을 외부에 알리고 지지를 얻으려고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주민들은 투쟁을 지지하려고 찾아온 사람들을 보호하고 먹을 것을 제공했다. ‘비밀 루트’를 따라 외신 기자들을 마을 안으로 안내했고, 이들을 통해 우칸촌 투쟁 소식은 중국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다.
우칸촌 주민들의 단호한 투쟁 소식을 들은 인근 주민들도 투쟁에 나섰다. 심지어 어떤 마을은 우칸 투쟁에서 배우려고 대표단을 보냈다.
투쟁을 지지하는 국제 성명을 조직한 홍콩 반자본주의 단체 ‘레프트21’의 활동가 나포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양보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성격의 투쟁이 동시에 벌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둥성 하이먼에서는 3만 명 이상이 투쟁을 벌였고 대다수 경찰 병력이 이웃 우칸촌에 집결해 있었던 덕분에 하이먼 주민들은 지방 정부 청사를 점거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먼 주민들은 공해 물질을 배출하는 발전소가 주민 동의 없이 건설되는 것에 반대해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렇게 투쟁이 확산되자 정부는 신속히 우칸촌 주민들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하이먼 주민들에게도 발전소 추가 건설을 중단하겠다며 양보해야 했다.
광둥성에는 중국 최대 수출 공업단지가 있다. 최근 광둥성에서는 경제 위기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것에 항의하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러니이지만 우칸은 1920년대 중국 공산당이 농민들을 조직한 최초의 장소 중 하나다. 당시 농민 투쟁은 노동자 투쟁과 결합돼 기존 체제를 뒤흔들었다. 오늘날 중국 지배자들은 이런 일이 발생할까 봐 매우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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