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다함께 회원 김소망 씨가 보내 온 고(故) 조성민 동지의 추모사다.
2011년 1월 1일 새벽 세 시경, 생의 절반이나 되는 시간인 20년 동안을 사회변혁 투쟁에 헌신했던 조성민 동지가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는 숨을 거두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도 의욕적인 대학생 변혁 활동가들에게 지도를 제공하고, 1퍼센트 부자와 자본의 편에 선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투쟁에 함께했으며, 거리에서 혁명적 신문을 판매했습니다.
싸늘하게 변해 말없이 누워있는 그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도 그의 죽음이 전혀 실감나지 않았던 이유는 이처럼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투사로서의 일상을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성민 동지가 숨을 거둔 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자 모여들었습니다. 우리를 포함한 이들 중 다수는 혁명가로서의 그의 삶에 함께하고, 지지를 보내며 연대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성민 동지의 유가족들은 한 동지를 통해 바로 그가 비옥하게 가꾸어 낸 사람농사의 결실인 우리들에게 고인의 뜻을 계속해서 이어나가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조성민 동지의 남은 가족들이 우리에게 당부했던 바야말로, 어쩌면 그가 눈을 감는 짧은 순간 동안에, 유언조차도 남길 수 없었던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그가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일 것입니다.
비록 조성민 동지는 우리 곁을 떠나는 순간 그의 입으로 우리에게 그 어떤 말도 남기지 못했지만, 그가 혁명가로 살아왔던 20년의 삶, 그리고 그 20년 동안의 실천을 우리들에게 남겼습니다.
그는 ‘새로운 사회는 가능하다’ 라는 강철 같은 신념을 갖고 있었으며, 인간 해방의 대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탐구하였으며, 변혁조직의 건설에 주도적으로 나섰고, 착취와 억압과 전쟁에 반대하는 여러 투쟁들에 헌신했습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실천 그 자체를 우리에게 유산으로, 그리고 유언으로 넘겨주고 우리의 곁을 떠난 것입니다. 19세기 영국의 시인 윌리엄 모리스가 노래했던 것처럼 "그 행위들은 모두 남아 승리를 이룰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수행해 온 혁명적 실천들 위에 우리들의 실천을 쌓아 올려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가 꿈꾸었던 세상,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 인간을 옭아매는 온갖 소외들로부터 해방되는 세상, 계급 없는 세상, 전쟁 없는 세상, 착취 없는 세상, 야만 없는 세상을 위해 고인의 뜻을 실천으로써 이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