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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성민 동지 발인과 장례식:
“동지가 꿈 꾼 세상을 위해 우리가 투쟁하겠습니다”

뼛속 깊이 사회주의자였던 그는 떠났지만 그가 사회주의 운동에 한 기여는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이윤선

1월 3일 아침 일찍, 벽제 화장터로 그를 떠나 보내기 전 조문객들이 마지막 인사를 하는 동안 조용한 흐느낌이 끊이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그를 보내는 마지막 길에 함께하려고 1백여 명의 동료와 지인 들이 몰려 들었다.

영정을 운구버스에 태우기 전, 동료들은 그가 생전에 가장 많이 불렀을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누구는 소리 내어 울었고, 누구는 눈물을 삼켰으며, 우리 모두는 새로운 투지를 다졌다.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앞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정진덕 동지가 조시(弔詩)를 낭송하고 있다. ⓒ이윤선
영정을 운구버스에 태우기 전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이윤선

지역에서 같이 활동한 그의 절친한 후배였던 정진덕 동지가 낭송한 조시(弔詩)는 그곳을 찾았던 우리 모두의 마음이었다.

“동지가 꿈꿨던

노동계급의 자기 해방 세상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세상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 세상

우리가 반드시 관철하겠습니다.

동지여

우리는 이제 슬퍼할 겨를이 없습니다.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앞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더는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기도 벽제 화장터에서 그의 육신이 한줌의 재로 바뀌는 동안에도 동료들은 생전에 활달하고 열정적이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을 곱씹었다.

이어서 그의 뼛가루가 담긴 목함을 들고 우리는 장지인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 노동자 쉼터로 이동했다. 이 장지를 마련하는 데는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의 지도적 활동가인 남구현 교수님이 큰 도움과 배려를 해주셨다.

그와 가까웠고 그를 정치적 멘토로 삼아왔던 후배 활동가 김소망 동지의 조사로 조촐한 장례식은 시작됐다.

“조성민 동지는 우리 곁을 떠나는 순간 우리에게 그 어떤 말도 남기지 못했지만, 그가 혁명가로 살아 왔던 20년의 삶, 그리고 그 20년 동안의 실천을 우리들에게 남겼습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실천 그 자체를 우리에게 유산으로, 그리고 유언으로 넘겨 주고 우리의 곁을 떠난 것입니다. 19세기 영국의 시인 윌리엄 모리스가 노래했던 것처럼 ‘그 행위들은 모두 남아 승리를 이룰 것’입니다.”

한양대 재학 시절 조성민 동지와 함께 활동했던 후배 정대훈 씨도 추모의 말을 남겼다.

“형과 함께 활동했던 그 시절 참 배운 게 많았습니다. 형은 그 어려운 환경에서 활동하면서도 늘 밝은 얼굴이었습니다. 웃을 때 보이는 형의 송곳니는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형은 책 보는 것을 참 좋아했고, 전철에 타기만 하면 책을 꺼내 보던 형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함께 살 때 딱 한 번 형이 불평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추워서 잠을 자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추운 곳에 형을 묻으려니 마음이 아픕니다.”

고(故) 조성민 동지의 형님은 “피붙이를 땅에 묻는다는 게 이렇게 가슴 미어질지는 몰랐습니다. 지금 앓고 계신 성민이 어머님이 ‘막내 어디 갔냐’고 찾으실텐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여기까지 함께 한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조성민 동지의 뼛가루가 담긴 목함을 땅에 묻었고, 동료들은 돌아가면서 그 위에 삽으로 흙을 덮어 주었다.

반란을 일으켜라 반란을 일으켜라 그리고 소리쳐라” ⓒ이윤선

그리고, 조성민 동지가 그 순간 가장 듣고 싶어할 노래 인터내셔널가를 다함께 부르며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몇몇 동지들은 조성민 동지를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오열했고, 그런 모습과 울음 소리를 들으며 우리 모두의 마음은 미어졌다. 마침 조금씩 뿌려지던 눈송이들도 조성민 동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장식하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국화꽃을 헌화하며 각자 인사를 마친 뒤 동료들은 그가 생전에 즐기던 담배를 놓아주고 술을 그의 묘 곁에 뿌렸다. 그리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묘 앞 나무에 걸어 놓은 그의 묘비에는 3년 전 오늘 그가 활짝 웃는 얼굴로 반려견 로자를 안고 찍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그 사진에는 그가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록밴드 RATM의 노래 가사가 유언처럼 써 있었다. “반란을 일으켜라, 반란을 일으켜라. 그리고 소리쳐라.”

장례식 사회를 본 이슬기 동지는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그를 땅으로 떠나 보내지만, 대지는 우리의 것입니다. 우리는 늘 동지와 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우리는 동지와 함께 승리할 것입니다. 혁명은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를 차가운 땅과 우리의 가슴 속에 묻으면서 우리는 그의 뜻을 이어서 계속 조직하고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 故 조성민 동지 추모 행사 :

○ 일시 : 2012년 1월 7일 (토) 오후 5시

○ 장소 : 한양대학교 동문회관 1층 소공연홀

○ 주최 : 다함께 (문의: 02-2271-2395)

※ 그의 뜻을 기리며, 더 단단하고 힘차게 그것을 이어갈 것을 결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많은 동지들의 참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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