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1일, 사회당 당원 박정근 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박정근 씨가 북한 트위터를 리트윗(타인의 메시지를 재전송하는 행위)한 것이 국가보안법 상 찬양·고무죄라는 것이다. 경찰은 박정근 씨가 두리반 철거농성장, 포이동주거복구대책위,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것도 문제 삼았다.
북한 체제를 지지하든 비판하든 그것은 사상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정말 황당한 것은, 박정근 씨가 자신이 북한 체제에 비판적이며 자신의 트윗은 북한의 현실을 풍자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검찰은 북한을 비판하는 트윗이 포함된 7만 건이 넘는 그의 트윗 중 북한 체제를 반어적으로 비꼰 트윗만 찾아 앞뒤를 잘라내고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고무로 만들었다.
이미 국내 진보언론들은 물론 〈뉴욕 타임스〉 같은 외국 언론도 지적할 정도로 검찰의 이번 탄압은 황당하다. 그런데도 이 황당한 탄압에 수원지검의 판사들은 손을 들어 줬다. 장난스레 북한을 비꼰 한 사람을 국가보안법으로 단죄하는데 국가의 권력자들이 뭉친 것이다.
경찰과 검찰이 이런 황당한 일까지 서슴지 않는 것은, 집권당의 위기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준다. 또, 국가보안법의 본질이 사상·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부 비판적인 주장과 활동을 억누르는 데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 준다. ‘친북’은 핑계인 것이다.
남한의 지배자들은 위기 때마다 국가보안법을 구명 동아줄처럼 써 왔다. 최근 공안당국은 북한에 친화적이라는 사실을 빌미로 진보운동 활동가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마녀사냥을 확대해 왔다. 또, 북한 체제에 비판적이지만, 남한 체제도 반대하는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을 국가보안법으로 탄압했다. 박정근 씨에 대한 탄압도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좌파 마녀사냥을 확대하려는 수작이다.
국가보안법을 휘둘러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려는 모든 시도에 함께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