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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투쟁을 확대해 죽음의 행진을 끝내자

쌍용차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비통한 죽음을 맞이했다. 쌍용차 파업 1천 일을 하루 앞두고 전해진 소식에 안타까움을 넘어 끓어오르는 비통함과 분노를 참을 수 없다.

2009년 쌍용차에서 2천6백46명이 해고된 후 지난 1천 일간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재취업도 못해 대리운전, 일용직을 전전해야 했다. 정부의 살인 진압이 남긴 상흔과 경제적 고통으로 노동자와 가족 스물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2월 11일 열린 3차 쌍용차 포위의 날 4천여 명이 모여서 연대의 힘을 보여 줬다.

무급휴직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재고용하겠다는 8·6 합의는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이후 쌍용차를 헐값에 인수한 마힌드라는 실적 개선을 자랑하면서도 “회사의 기대만큼 경영 상황이 좋아지면 2014년께나 검토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상태는 이미 회복됐다. 자동차 판매 대수는 11만 3천 대로 2009년 전의 수준을 회복했고, 매출과 이익 규모는 2004년 수준을 회복했다. 공장 가동률은 그때보다 30퍼센트 가까이 늘었다.

쥐어짜기 경영으로 이익을 늘린 마힌드라가 복직을 거부하는 것은 범죄다. 지금 쌍용차 공장 안 노동자수는 절반으로 줄었는데 노동강도는 더 강화됐다. 항의조차 할 수 없는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미 재직자 중 두 명이 자살했고, 한 명은 근무 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한쪽에서는 일을 하지 못해 죽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과중한 노동으로 죽어가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지속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비통함과 분노

정부의 해외 매각과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이 이런 참상을 조장했다. 노무현·이명박 정부가 상하이차·마힌드라에 매각한 결과로 노동자만 피해를 봤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말했듯이, “스무 명이 죽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

쌍용차를 공기업화해서 노동자 고용을 유지해야 했다.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희희낙락해 온 더러운 정부와 기업들에 대한 반감 때문에 쌍용차 투쟁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쌍용차 앞에서 벌어진 집중집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 규모가 늘고 있다. 언론들도 연일 쌍용차 사태를 다루면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철도 노동자들의 KTX 민영화 반대 투쟁,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 MBC 파업 등 지금 준비 중이거나 벌어지는 투쟁들과 쌍용차 투쟁이 연결되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4차 집중집회는 서울에서 개최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서울에서 각종 투쟁들이 벌어지는 데다가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3월 25일 민중대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런 투쟁들을 모아 위력적인 시위와 도심행진을 벌인다면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

금속노조가 총선 국면에서 노동의제를 쟁점화시키고자 3월 중순 서울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그런데 일부 좌파 단체가 정치인들에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이 계획들을 경원시하는 것은 유감이다.

투쟁을 회피하면서 정치인들에게 기대는 태도는 문제지만, 총선 때 높아질 정치적 관심을 활용해 투쟁을 확대하고 지배자들을 압박하려는 계획까지 문제 삼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금속노조의 구실이 중요하다. 금속노조는 이번에 쌍용차 투쟁을 재점화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쌍용차 투쟁은 금속노조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런데 금속노조 지도부가 연대 단체들과 협력적으로 운동을 건설하려는 자세가 부족한 것은 아쉽다. “희망텐트 연대 모임”, “희망뚜벅이” 등 연대 단체들도 쌍용차 투쟁의 지지 확대에 많은 기여를 한 만큼 존중하면서 연대를 더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장 활동가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투쟁이 전진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을 고무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면서 투쟁 건설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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