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와 총선 심판 명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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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한미FTA저지 범국본)는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에 가담한 국회의원 1백51명 (한나라당 의원 1백41명 포함)과 통합민주당 협상파 의원 7명(강봉균, 김동철, 김성곤, 김진표, 박상천, 신낙균, 송민순)을 1차 ‘총선 심판 대상자’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함께를 비롯해 여러 단체들은 “날치기 주범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포함돼야 하고 민주통합당 협상파가 7명밖에 안되냐”며 협소한 ‘총선 심판자 명단’ 선정과 발표에 반대했다.
이번 명단 발표는 민주통합당 협상파로 널리 알려진 41명 가운데 대다수를 구제해 준 것일 뿐 아니라 한나라당과 물밑 협상하고 국회 등원을 통해 날치기를 사실상 승인해 준 민주통합당에 면죄부를 준 꼴이다.
면죄부
반면, 한국진보연대와 참여연대는 “민주통합당과의 공조를 유지하려면 민주통합당 전체를 심판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며 이런 결정을 옹호했다.
이 때문에 한미FTA저지 범국본 소속 단체들 사이에 ‘총선 심판자 명단’ 선정과 발표 여부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한미FTA를 체결한 민주당과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날치기한 한나라당은 심판받아야 한다” 하는 내용을 삽입해 1차 ‘총선 심판 대상자’를 발표하는 타협안이 통과됐다.
지난해 한미FTA 반대 운동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에 대한 총체적인 분노를 모아내는 구실을 했을 뿐 아니라 민주통합당에 대한 불신도 확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본이 협소한, 그래서 논란만 증폭시키는 ‘총선 심판자 명단’ 발표에 치중할 게 아니라 진보의 가치(한미FTA 완전 폐기, 복지와 민주주의, 노동 문제 등에서)를 옹호하며 실천해 온 후보와 진보정당들에 대한 지지로 힘을 모아내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