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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찬성 세력이야말로 나라 망칠 자들

3월 초 한미FTA 발효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19대 국회와 정권 교체를 통해 폐기시킬 것”이라며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박근혜는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열을 올렸다.

이명박도 “외국 대사관 앞에 찾아가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국격을 매우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박근혜를 지원했다.

올해 1월 열린 한미FTA 반대 집회 한미FTA는 원활한 기업 이윤 창출을 위해 사회를 개조하는 ‘1퍼센트 천국 99퍼센트 지옥’ 협정이다.

그러나 한미FTA를 날치기로 밀어붙인 새누리당과 이명박·박근혜야말로 나라를 맡을 자격이 없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자들이다.

그동안 한미FTA 반대 운동이 주장했듯이 한미FTA는 ‘1퍼센트만을 위한 최악의 협정’이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 허가·특허 연계 제도, 역진방지조항(래칫),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은 의료·전기·수도·가스·철도 같은 공공서비스를 한국과 미국의 기업에 넘겨 줘 99퍼센트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것이다.

따라서 복지 확대와 공공서비스 강화 등 노동자·민중의 삶을 지키려면 한미FTA를 폐기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위기의 이명박을 레임덕에 완전히 빠뜨린 지난해 연말의 한미FTA 반대 운동은 그 가능성을 보여 줬다.

당시에, 10·26 재보선이 우파의 정치적 패배로 끝나면서 사람들의 자신감을 고무했고, 10월 말 한미FTA 반대 촛불시위가 급격히 커지면서 이명박은 궁지로 몰렸다.

1퍼센트

그러자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안을 감히 강행 처리 못하고 머뭇거렸고, 민주당도 반대 운동의 압력을 받아 더 강하게 비준안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민주통합당이 “한미FTA 폐기”를 말하는 것도 이런 한미FTA 반대 운동이 낳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미FTA 반대 운동은 비준을 막는 데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한미FTA를 체결한 장본인인 민주당은 운동에 뒤늦게 뛰어들어 시종일관 불철저하고 모순된 태도로 보이며 운동의 김을 빼는 구실을 했다. 날치기 이후 거리로 나왔던 민주당은 겨우 3주 만에 국회에 등원하며 거리의 저항에 찬물을 끼얹었다.

게다가 한미FTA 반대 운동의 일부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이런 민주당에 의존해 한미FTA를 막으려 했다. 이들은 운동의 요구를 민주당 수준으로 제한했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머뭇거리거나, 독립적인 행동을 주저했다.

결국 민주당이 한미FTA 반대 운동에서 빠져나가자 운동은 더 확대될 수 없었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를 발판으로 한중FTA까지 검토하며 추진 시기를 저울질하는 한편, KTX 민영화를 추진하며 공공서비스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쇄신 쇼’를 벌여 보수층 일부의 반발을 사고 있는 박근혜도 한미FTA 지지 입장을 분명히 밝혀 보수층 결집의 기회로 삼고 민주통합당 지지층을 분열시키려 한다. 새누리당이 한미FTA를 “노무현의 최대 치적”이라고 말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발탁돼 한미FTA 1등 공신이 된 김종훈을 공천하려는 것도 이런 의도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FTA를 체결한 세력으로서 모순과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김진표는 “2007년 FTA와 2010년 FTA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박근혜를 반박했지만, 정책위의장 이용섭은 “한미FTA 폐기가 목표가 아니다. 재협상을 통해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좋은 FTA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퍼센트 부자들을 위해 공공서비스와 복지를 팔아먹는 FTA에 “좋은 FTA”란 있을 수 없다.

사실 민주통합당의 이런 불철저한 입장 때문에 한미FTA 반대 운동이 한창일 때도 원내대표 김진표를 비롯한 협상파들이 운동의 김을 뺏던 것이다.

결국 이들은 “한나라당에서 오신 분”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네티즌들의 낙천 리스트에 올랐다.

민주통합당은 ‘우리가 집권하면 한미FTA를 폐기하겠다’고 하지만, 한미FTA에 대한 견해를 공천 기준으로 삼지도 않았다. 오히려 “노영민·조정식·백원우·박기춘·전병헌 의원 등 한미FTA 협상파가 공천심의위원 다수를 차지”(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들이 권력을 잡으면 한미FTA를 폐기할 것이라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진보정당과 진보진영은 한미FTA 효과를 보려고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KTX 민영화를 막아내고, 경제 위기의 고통을 전가하려는 지배자들에 맞선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이런 투쟁이 승리하고 성장할 때에만 한미FTA 폐기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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