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혁명의 성격과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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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 아사프가 바사르 알아사드 정권과 그에 맞선 항쟁의 성격을 평가한다.
시문 아사프는 《이집트 혁명과 중동의 민중 반란》(책갈피)의 공저자다.
서방 지배자들이 보기에 시리아의 바사르 알아사드는 개혁가였다가 전범이 된 인물이다. 동시에 알아사드는 저항 운동을 탄압하면서 많은 시리아 인들을 서방의 품으로 내몰고 있다.
시리아 혁명은 지난해 이 지역 전역으로 퍼져 나간 봉기 물결의 일부다.
그러나 시리아 혁명은 서방의 하수인이 아닌 나라에서 일어났고, 종단주의가 나타나고 내전의 먹구름이 끼면서 훨씬 더 복잡해졌다.
시리아 정권 지지자들은 서방과 아랍 왕정들이 반제국주의 세력을 약화시킬 전략으로 이 혁명을 키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리아 혁명은 시리아 국내에서 저항, 타협, 개혁 실패가 서로 얽혀 만들어진 산물이다.
지난해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타도된 것은 즉각 시리아 항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시리아 혁명의 기원은 “다마스쿠스의 봄”이라고 알려진 개혁 실패의 시기에 있다.
바사르 알아사드는 자기 아버지 하피즈를 이어 2000년에 집권했다. 처음에 바사르 알아사드는 시리아에 자유시장 경제를 도입하고, 동시에 제한적이지만 실질적인 개혁을 도입하려 했다.
그전의 시리아는 국가자본주의 모델을 채택하고 있었다. 당시 경제는 국유화된 기업이 지배했고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았다. 국가자본주의 모델은 식민 지배를 벗어나 나라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서 시리아 지배자들에게 유용했다. 그러나 2000년에 시리아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바사르 알아사드의 변화는 신자유주의 도입과 함께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알아사드의 계획은 사유화와 민간 부문 확장을 급속히 하기 위해 짜였다. 관대한 계약이 집권당 측근의 소수에게 분배됐다.
반대로 정치 개혁에 대한 논의는 국회의원 두 명을 포함해 저명한 인권 활동가들이 체포되고 수감되면서 갑자기 끝나 버렸다.
많은 시리아 인들은 아사드가 진정한 개혁을 원했지만 강경파에게 저지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시위대가 처음 요구한 것은 “정권 타도”가 아니라 “개혁 실행”이었다.
알아사드는 TV에 출연해 “협의”, “변화”, “대화”라는 모호한 약속을 했다. 그러나 알아사드가 개혁을 시행하리라는 기대는 첫 번째 공식 야당 회의에서 야당 대표가 구타당한 뒤에 사라졌다. 야당 대표는 알아사드를 과하게 비판했다는 이유로 카메라 앞에서 구타당했다.
국가의 시위대 살해는 시위가 계속되면서 점점 더 늘었다. 사람들은 보안대 건물 앞에서 외쳤다. “이게 바사르의 개혁이냐?”
곧 더 불길한 구호가 들리기 시작했다. “민중은 지배자를 처형하기 바란다.”
종단주의
그동안 조용하던 마을들에서 대중 시위가 터져 나왔고, 그 시위들은 데라, 하마, 홈스 같은 도시의 시위에 연대를 표했다.
거리 운동과 보안대 사이에 있던 많은 시리아 인들은 나라가 종단간 전쟁으로 몰락할까 봐 두려워했다.
종단주의는 시리아 정권의 장수(長壽) 뒤에 있는 더러운 비밀이다. 시리아 지배자들은 역사적으로 탄압당하던 소수자인 알라위파 집단에서 충원됐다.
많은 평범한 알라위파들은 혁명에서 떠오른 수니파 무슬림이 정권을 장악하면 “다시 산악지대로 쫓겨날까” 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시위 초기에 “시리아 인들은 한편이다” 하는 구호가 들렸던 것이다. 많은 알라위파는 여전히 가난하고 혁명의 목표를 지지한다.
정권의 강경파는 수니파 무슬림을 납치하고 그들의 시체를 알라위파 마을에 던져 놓으면서 수니파와 알라위파의 연대를 깨뜨리려 애썼다.
이와 함께 시리아가 “외세의 음모”의 희생양이라는 생각도 퍼뜨리고 있다. 그러나 홈스, 하마, 데라의 민중들은 “외세”가 아니다. 비극은 피억압자들이 절망감에서 외부 개입을 호소한다는 점이다.
시리아 혁명의 목표는 서방의 목표와 다르다. 혁명의 풀뿌리 지도자 중 다수는 이를 이해하고 있고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투쟁한다.
시리아 혁명의 미래는 다른 혁명들과 마찬가지로 독립성을 유지하는 투쟁의 결과에 달려 있다. 승리는 시리아 내부, 즉 도시, 마을, 학교, 공장,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투쟁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승리는 종단주의적 깡패, 사기꾼, 믿지 못할 친구[서방]에 직면해 투쟁이 단결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