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려 1백46일 동안 파업을 벌여 민주노조를 인정받은 전북지역 버스 노동자들이 다시금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투쟁 속에서 건설된 민주버스 전북지부(이하 전북지부)는 전주시내에선 이미 한국노총을 압도하는 조직력을 가지게 됐다. 한국노총은 대부분 사업장에서 붕괴했다. 따라서 파업이 벌어지면 지난번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노동자들은 강력한 준법투쟁을 해 이미 지난해 10월까지 두 달여 동안 무려 2만 건이나 운행에 차질을 빚으며 사측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렇게 해서 버티기로 일관하던 사측을 임금단체협상에 나오게 만들었다.
그러나 교섭은 사주들의 버티기 때문에 현재까지 성과 없이 무려 석 달을 끌었다.
다가오는 4월이면 총선 등 정치적 압력을 높일 수 있어 투쟁에 돌입할 최적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4월부터는 개정노동법의 교섭권 단일화 조항 때문에 지부의 일부가 교섭권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이에 최근 전북지부 투쟁본부는 만장일치로 2월 말, 늦어도 3월 초 파업을 비롯한 투쟁에 돌입해 임단협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자고 결의했다. 투사들을 현장 실천단으로 조직하고 조합원들의 결의를 끌어내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그리고 올바르게도 전북고속 투쟁에 책임 있게 연대하기로 결의했다.
전북고속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더 일찍 했어야 하지만 지금이라도 더 집중해서 조직해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 전북지부는 한마디로 ‘분회는 강력하지만 지부(산별)는 허약하다’는 말로 표현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4백30일을 넘긴 전북고속 조합원들은 어떤 신분 보장도 없이 먼저 복귀하라고만 하며 조직을 깨는 데 혈안인 사측과 외로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전북지부는 보복성 임금 삭감과 강등 조처, 그리고 심지어 해고 시도까지 자행하는 호남고속(사주들의 연합을 이끄는 지역의 대표적 토호)에 맞선 공동투쟁도 벌이지 못했다.
힘들게 마련한 지부 임단협이 개별 사업장 문제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북지부의 일부 지도부가 우려해서 였는데,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대안 없는 태도였다. 결과는 사측에 끌려다니기, 사기저하, 그리고 혼란과 내분이었다.
이를 돌아보면서, 조합원들은 민주노조 사수와 임단협 쟁취를 위한 강력한 연대와 임단투 파업 투쟁의 시동을 힘차게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