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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문화제:
“언젠가는 삼성이 무릎 꿇게 할 것입니다”

3월 6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주최로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유가족들과 1백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와 삼성에게 독성 화학 물질과 방사선에 노출되어 발생한 반도체 노동자들의 산재승인과 책임을 촉구했다.

"나를 잊지 마세요" 고(故) 황유미 씨의 기일인 6일 저녁,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주최한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추모문화제’가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고(故) 황유미 씨의 기일인 6일 저녁,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주최한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추모문화제’가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유미가 왜 백혈병에 걸렸는지 알아내야 하고, 산업재해로 인정받겠다는 약속을 지킬 거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딸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울먹이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 눈물이 마를 줄 알았고 아픔이 덜해질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쯤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억울합니다. 살인자본 삼성에 의해 이 영정 안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갔다는 게 너무 억울합니다.”(고 황민웅씨 아내 정해정 씨)

“병원비를 걱정하던 너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구나! 너를 먼저 보내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우린 가슴 찢어질 듯한 고통 속에서도 삼성을 용서할 수 없다고 이를 갈고 싸운다.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 씨)

유가족들의 가슴 절절한 말들이 이어질 때마다 집회참가자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나 여전히 반도체 전자 공장에서 죽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은 개인 질환일 뿐이고 정부는 이들 반도체 자본을 두둔하기 바쁘다. 지난 2월 “벤젠, 포름알데히드, 비소 등 발암물질이 정상적인 공정의 부산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삼성 자본은 ‘노출허용기준보다 낮아 인체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 라며 계속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부 또한 그동안 수많은 직업병 노동자들의 산재신청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최종 산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가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흘 전 세상을 떠난 삼성반도체 퇴직노동자 김도은 씨의 소식이 더해져 반도체 직업병 사망노동자는 모두 61명으로 늘었다.

추모 행사 사흘 전에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퇴직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이는 반올림에 제보된 1백55명의 반도체와 관련한 직업병 피해자 중 벌써 61번째 안타까운 죽음이다.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 다짐처럼 “언젠가는 삼성이 무릎 꿇게 하”기 위한 더 많은 연대와 투쟁이 필요한 이유다.

반올림은 당장 3월 한달 간, 대정부 직업병 책임 촉구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평일 점심시간, 광화문 광장에서 각 단체와 개인 참여자들이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