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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종차별 살인:
지배자들의 인종차별주의에 도전해야 한다

미국의 10대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은 자율방범대원인 인종차별주의자 조지 지머만에게 살해됐다.

플로리다 샌포드 경찰은 마틴의 시신을 “존 도우[익명]”로 분류하고 약물검사를 실시했다. 마틴의 부모님이 사라진 아들을 애타게 찾는 동안 말이다.

샌포드 경찰은 지머만을 체포하지 않고 자율방범대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놓아줬다.

트레이번이 살해되기 몇 주 전인 3월 14일, 오클라호마 델시티 경찰은 18세 흑인 데인 스캇 주니어를 살해했다.

경찰들은 스캇이 무장하고 있었다고 했지만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은 등 뒤에서 스캇을 쐈다.

데인 스캇 주니어가 죽은 지 일주일 뒤인 3월 21일, 샤이마 알아와디가 살해됐다.

다섯 남매의 어머니인 샤이마는 캘리포니아 앨커혼에 있는 자기 집 앞에서 타이어 지렛대로 무참히 폭행당한 뒤 의식 불명에 빠졌다.

샤이마의 시신을 발견한 딸이 말하길, 범인은 히잡을 쓰고 있던 이라크 무슬림인 샤이마 곁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쪽지를 남겼다고 한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너희는 테러리스트다.”

트레이번 마틴 살해 사건을 언급하며 버락 오바마는 우리 모두 어떻게 이런 살인이 일어났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번과 샤이마 등의 죽음은 미국 사회의 제도화한 인종차별주의의 최근 추세가 낳은 비극적 결과다.

인종차별적 폭력은 미국이 건립될 때부터 미국 사회의 특징이었다.

1776년을 전후로 미국이 건립될 때 이미 미국 원주민들은 인종차별적 학살의 대상이 됐다. 노예가 된 흑인들은 극심한 폭력에 시달렸다.

그리고 미국으로 유럽 이주민이 물밀듯 들어오며 인종차별적 잔혹함도 나타났다.

짧게 말하면 미국 내 인종차별주의 폭력은 미국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최근에 벌어지는 인종차별의 한 가지 형태는 흑인과 무슬림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다.

흑인과 무슬림

지난 40년 동안 흑인들은 미국 역사나 세계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규모 투옥됐다.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법학자이자 《새로운 짐 크로우: 색맹 시대의 대규모 투옥》의 저자인 미셸 알렉산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가 가장 기승을 부리던 시기보다, 최근 미국에서 더 많은 흑인들이 투옥된다고 말한다.

그토록 많은 흑인들을 가두는 이유의 핵심은 이데올로기적이었다. 정부 정책, 치안 활동, 언론을 통해 “흑인”은 “폭력배”와 결부됐다.

특히 9·11 테러가 일어나고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무슬림’은 ‘테러리스트’의 동의어가 됐다.

2001년 이래로 무수히 많은 무슬림과 아랍인 들이 구금되고, 신문당하고, 추방당했다.

주류 언론과 정치 엘리트는 이른바 무슬림 테러리스트의 위협이라는 인종차별적 광란을 부추기는 것을 열렬히 환영했다.

자성해야 한다는 오바마의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자들은 오바마 행정부(그리고 부시 등 모든 전임 행정부)의 정책 입안자들, 그리고 매일 밤 흑인을 범죄자로 묘사하는 TV 뉴스를 내보내는 방송사들, 아랍인과 무슬림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며 아랍인과 무슬림의 모국을 침략하는 것을 기뻐하는 신문사의 소유주들이다.

오늘날 인종차별주의 분위기를 조성한 또 다른 요소는 2008년 대선을 전후해 벌인 우파들의 행동이다.

2008년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 분명해지면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과 세라 페일린은 인종차별적 언사를 점점 더 많이 이용해서 버락 오바마를 공격했고 공화당 내 강경 우익을 동원했다.

매케인의 선거운동은 나치를 환영하고 오바마 살해 선동이 용인됐던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오바마가 당선한 날 밤에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의 한 흑인 교회에 불을 질렀다. 이는 오바마 당선과 함께 일어난 여러 혐오 범죄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정치 무대에서 인종차별적 주장이 공공연하게 펼쳐지는 분위기에 침묵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최근의 인종차별적 살해를 낳은 것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다른 한편으로 아랍인과 무슬림 들이 평화로운 미국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을 위협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들이 폭력을 당하는 대상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샤이마 살해 사건에서 비극적인 측면은 샤이마와 그 가족이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는 사실이다.

이라크는 두 가지 때문에 거의 살 수 없는 나라가 돼 버렸다. 하나는 지난 25년간 미국이 벌인 침략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에 반인도주의적 범죄로 남을 미국의 점령이다.

투쟁의 전통

최근의 살해 사건들은 인종차별적 폭력이 일상 생활의 특징이 돼 버린 미국 사회의 끔찍함을 드러낸다. 경찰의 비무장 흑인 살해나 흑인·아랍인·무슬림을 표적으로 한 혐오 범죄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놀라운 일은 많은 사람들이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과 자신을 구분하고 이에 도전하겠다고 결심한다는 것이다.

지난 몇 주 동안 뉴스들은 혼란을 자아냈지만, 이 범죄들에 대응해서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연대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미국 전역에서 트레이번 마틴의 죽음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열렸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해서 인종차별주의에 희생된 사람들에게 연대를 표현했다.

트레이번과 샤이마 사건에 대한 정의를 구현하려면 살인자들을 체포해서 기소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든 인종차별적 제도에 맞서 싸우고 그것들을 파괴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죽음들을 계기로 행동을 호소하고 억압에 맞서 굳건히 싸웠던 전통을 복원해야 한다.

인종차별주의가 미국 역사의 핵심적 특징이지만, 인종차별주의에 맞선 투쟁도 미국 역사의 핵심적 특징이다. 우리는 그런 투쟁을 재구축하고, 심화하고,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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