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3위인 케이투코리아(주)가 ‘신발 생산 공장을 인도네시아로 옮긴다’며, 생산직 노동자 93명에게 정리해고 계획을 통보했다. 사측은 3월 30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위로금으로 1개월치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루아침에 폐휴지 취급 당한 노동자들은 “회사가 망한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성장했는데, 단칼에 93명의 목을 치겠다니 억울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케이투코리아는 아웃도어 시장 팽창에 힘입어 지난 10년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20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에만 4천억 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다. 이 과정에서 2009년과 2010년에 사장이 챙긴 배당금만 무려 1백6억 원이다.
반면, 노동자들은 97만 원가량의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고 뼈빠지게 일해 왔다. 안전장비도 없이 접착제 등 유해물질을 다뤄 왔고, 다수가 근골계질환 등을 앓았지만 산업재해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이런 노동자들이 지금 사측의 탐욕스런 이윤몰이에 희생될 위기에 놓였다. 거액의 배당 잔치를 하고 있는 사측이 ‘경영상의 필요’를 들어 노동자들을 내쫓겠다는 것은 완전히 역겨운 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 1월 케이투코리아 사측에 ‘고용 창출 우수기업’ 표창을 하고 각종 혜택까지 제공했다!
지금, 해고 위협에 처한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에 가입해 싸울 준비를 시작했다. 지역의 진보 단체들도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결성해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발에 직면한 사측은 ‘정리해고를 말한 적은 없다’고 발뺌하며, ‘인력 재배치로 최대한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5월 31일에 국내 신발 공장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로 옮길 계획이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사측이 공장 부지를 팔아 인근 부동산 개발 사업의 막대한 수익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따라서 노조가 사측의 ‘개별 면담’ 꼼수에 흔들리지 않고 투쟁을 말하는 것은 옳다. 노조는 파업과 점거 농성 등 강력한 투쟁을 시작하며 사측에 맞서야 한다. 이를 중심으로 공대위도 연대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