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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의 위력을 높여야

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업주들이 5개 작업장의 공동 교섭 틀을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안 그래도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더한층 불만을 쌓아가고 있다.

이런 속에서 4월 5일, 3백여 명의 전북 버스 노동자들은 지역 사업주들과 유착한 민주통합당의 실체를 폭로하며 정세균이 출마한 서울 종로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3월 15일 10여 명의 전북고속 노동자들이 정세균 선거 사무소 앞에서 농성한 것을 시작으로, 3월 23일과 26일에도 대규모 상경 투쟁이 벌어졌다.

결국 노동자들의 이런 끈질긴 항의 끝에, 4백90일이 넘는 투쟁 과정에서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던 도지사와의 면담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정세균이 전북고속 사태 해결을 약속하기도 했다.

총선 국면에서 민주통합당을 폭로하고 압박한 것이 효과를 낸 것이다. 이 점은 잘 한 측면이다.

그동안 전주 지역에 남아있던 파업 대오는 매일 오전 집회와 거리 행진을 진행해 왔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여기에 함께했고, 대열의 활기도 있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전주시의 대체버스 투입과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의 버스 운행을 방치했다. 이 점은 지금 이 투쟁의 약점이다.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버스 운행률을 낮추기 위한 행동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부 노동자들은 상경 시위와 대체 인력·버스 투입 저지를 대립시켰지만, 인력·버스 투입을 막는 일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됐다.

지난 1년여 동안 사측은 노조 인정은커녕, 탄압과 버티기로 일관해 왔다. 노동자들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파업을 선택했다. 따라서 투쟁의 힘을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 사측이 한국노총과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해 올 것이라는 점이 분명했기에 더더욱 그랬다. 사측은 쉽게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노동자들이 5개월 동안 지속된 지난 1차 파업으로 경제적 고통을 겪은데다 무려 3억여 원에 이르는 벌금까지 받았던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 다음날, 생계고를 해결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 조합원이 사망한 것은 노동자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놓였는지를 보여 준다.

그러나 그만큼 분노도 크다. 투쟁 승리가 절실하기도 하다. 따라서 파업의 힘을 강화해 사측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선거 국면에서 파업 효과를 높이면 사측과 정치권이 받는 압력도 더 커질 것이다.

지도부는 총선 이후에도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어떤 성과도 없이 복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완강히 버티는 사측에 맞서 얼마 만큼 강력한 파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다.

무엇보다 파업 효과를 반감시키는 버스 운행을 방치했던 약점을 시급히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도부는 '투쟁 계획'에 인력·버스 투입 저지, 거점 마련, 파업 프로그램 정비 등을 포함하고 강조해야 한다. 그러면서 내부 결의를 끌어올리고 재결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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