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고용창출 1백대 기업’ 상을 받은 케이투코리아가 신발생산부 노동자 93명을 해고하고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기려 한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하자, 사측은 “정리해고를 얘기한 적 없”고 “명예 퇴직만 받는다”는 꼼수를 부렸다. 그리고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 인도네시아나 개성공단 공장으로 옮기라고 했다.
그동안 노동자들은 식당도 없어 본드 냄새가 가득한 현장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밥을 먹어야 했다. 신발 굽는 기계에 밥을 데워 먹으면서 말이다.
사측이 산재 신청도 못하게 해서, 손가락이 굽고 여기저기 아파도 자기 돈을 내고 병원에 다녀야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기계가 고장이 나 한 달 반을 쉬어야 했는데, 월차로 처리한다는 각서까지 써야 했다.
자녀의 입학식·졸업식도 참가하지 못해 사진 한 장이 제대로 없다. 그런데도 월급은 10년 일한 노동자가 기본급과 직책 수당을 다 합해 1백5만 원 수준이다.
케이투코리아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3위로 성장한 것은 이런 노동자들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 생산성을 핑계로 노동자들을 모두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명예퇴직서를 쓰면 1년치 위로금을 주겠다, 안 쓰면 못 준다’는 사측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억울해서 도저히 그만둘 수 없다”, “남편이 돈 천만 원 안 들고 와도 되니까 끝까지 싸우라고 응원했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이 굳건하게 나오자 사측도 탄압을 강화했다. 회사 문 앞에 용역을 세우고, 관리자가 노동자 얼굴을 일일이 확인한 후 공장에 들여보내고 있다. 업무 시간에 사측의 감시와 채증도 늘었다.
그럴수록 노동자들도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용역을 세운 것에 항의하고, 감시와 채증도 못하게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일부 노동자들이 말한 것처럼 “일 다 때려치우고 파업”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만 인도네시아로 생산 공장을 옮기려는 사측의 계획을 저지하고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
4월 19일에 케이투코리아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연대 집회가 열린다. 이 집회가 강력한 파업과 점거 농성 등을 준비하는 첫 걸음이 돼야 한다.
‘케이투코리아 공대위’도 지지와 연대를 확대하려고 애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