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소년에게도 정치적 권리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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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투표가 한창인 이날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수원 등에서 청소년들에게도 선거권을 줄 것을 요구하는 행동이 있었다. 부산에서 이 행동에 참여한 ‘아수나로’ 활동가 유길릴 씨와 인터뷰했다.
무엇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청소년에게도 선거권을 달라는 겁니다. 현재 선거권이 만19세 이상에게만 주어진 탓에 우리는 투표를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청소년들에게는 선거권도, 피선거권도, 정당가입의 자유도 없습니다. 적어도 만18세 이상으로 선거권 연령이 조정되어야 합니다.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회는 청소년이 미성숙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 정치적 권리를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유언비어에 휘둘리기 쉽다”고 합니다.
그러나 청소년들도 후보와 정당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라고 반드시 미성숙한 것도 아니고 성인이라고 반드시 정치적으로 신중한 것도 아닙니다. 어른들도 후보와 정당들의 정책을 잘 보지 않고 사회적 분위기와 편견에 휩쓸려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소년이 선거권을 갖는다면 학생들의 목소리를 좀 더 사회에 반영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시위, 집회 등을 통해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제도권 밖에서만이 아니라 주류 사회 속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학생인권을 보장하고 경쟁교육 문제를 해결하라는 공약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국회의원, 교육감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습니다.
선거권이 있다면 어떤 정당에 투표하시겠습니까?
저는 진보신당 등 학생인권, 무상급식, 경쟁교육 완화 등에 관한 공약을 가진 정당에 투표할 것 같습니다. 반면, 선거공보물들을 보니 학생인권조례 반대, 전교조 좌익 교육 중단 같은 공약을 낸 후보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후보들은 뽑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학생회 자치권도 요구하고 있군요.
중학교, 고등학교에는 학생회가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휘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다닌 중학교에서도 두발자유화를 공약한 학생회장이 당선했는데, 교장과 면담을 한 뒤 공약이 없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학생회장 후보들은 성적순으로 나오거나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학생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학교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행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격려해주는 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 무관심하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행동만으로 선거권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요구하면 선거권 연령이 낮춰지는 때가 좀 더 앞당겨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