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 6개 작업장 노동자들이 10.87퍼센트의 높은 임금 인상을 따냈다. 기본급 외에도 점심 식대, 명절 상여금 등 각종 수당 인상도 얻어냈다.
지난해 노조를 만들고 처음 임단협에 나선 경희대는 통상임금 인상률이 20퍼센트가 넘는다. 집단교섭이 대학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를 상향 평준화시킨 것이다.
교섭대표인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대학의 유령 같은 존재였던 청소 노동자들이 똘똘 뭉쳐 자신들의 힘으로 노동조건을 상승시켰다”며, “학생, 시민 들의 지지와 연대 속에서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적 상황이 청소 노동자 투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와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행, 언론 파업 탄압 등 공세를 강화해 우파 결집을 시도하면서도, 학생들의 투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등록금과 대학 청소 노동자 처우 개선에서는 일부 양보해 불만을 달래려 했다.
광범한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문제들까지 공격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컸던 것이다.
지난해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이 사회적 지지를 받으며 승리하자, 대학 당국들은 복수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이간질하고 투쟁력을 약화시키려 했다. 이 때문에 일부 대학 분회들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따라서 서경지부 지도부는 이번 교섭의 성과를 디딤돌 삼아 복수노조를 이용해 악랄한 탄압을 하고 있는 홍익대와, 교섭을 앞두고 있는 동덕여대·덕성여대에서도 투쟁을 강화하고 연대를 확대해 맞서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가 6월 최저임금 인상 투쟁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난해 광범한 사회적 지지 속에 대학 청소 노동자들이 성공적인 투쟁을 벌였지만, 민주노총의 최저임금 인상 투쟁은 이런 투쟁·성과와 결합되지 못한 채 꾀죄죄했다. 결국 법정 최저임금 인상률은 청소 노동자들이 따낸 임금 인상률에도 못 미쳤다.
민주노총은 올해 임단투, 노동법 개정 투쟁 속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위한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