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파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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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레이버 불리틴’(http://www.clb.org.hk)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중국 노동자 지원 단체다. 차이나 레이버 불리틴의 대변인인 제프리 크로설을 만나 최근 중국 노동자 투쟁의 양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최근 중국에서 파업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자기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법적 권리를 지키려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고용주들에게 자기 불만을 제기할 다른 공식 통로가 없습니다. 파업은 노동자들이 고용주들에게 자기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오랫동안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는 이유는 비슷했습니다. 저임금, 긴 노동시간, 고용주의 부당한 요구, 열악한 노동환경 등이죠.
이 파업들에서 패턴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희는 최근 지난 10년간 벌어진 파업 사례들을 분석했습니다. 노동쟁의의 약 70퍼센트가 제조업에서 발생했습니다. 최근 중국 노동쟁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것이 민간이 소유한 제조업 기업에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 전역의 다양한 산업에서 파업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컨대 운수 분야에서 많은 투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버스 운전사, 트럭 운전사와 택시 운전사 들이 파업과 운행 중단 투쟁을 많이 벌였습니다.
환경미화 노동자들도 파업을 벌였습니다. 그들은 중국에서도 임금이 가장 낮은 집단이기 때문에 갈수록 많이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병원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적인 저임금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저임금을 받는 유치원 교사들도 그렇습니다.
서방 언론들의 중국 파업 보도를 보면 수출 산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민공]이 주로 언급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까?
젊은 이주노동자들이 피고용인의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들이 바로 ‘중국 노동자’인 것입니다. 따라서 청년 이주노동자들이 파업과 투쟁을 주도한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또, 이들은 [호구제도 때문에] ‘이주민’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도시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도시 주민으로 생각합니다.
파업 노동자들이 대표를 직접 선출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광범한가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노조 선거에 출마하거나 고용주와 얘기할 협상 대표를 선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과거에 노동자들은 경영진과 직접 담판 짓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들은 지방 정부가 노동자들 대신에 협상을 벌이거나 중재자 구실을 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커지면서 경영진과 한자리에서 협상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영노조의 틀 밖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립 노조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은 없나요?
노동자들은 국영노조가 좀더 민주적으로 행동하기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중화전국총공회에서 독립된 노조 건설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총공회에서 임명한 정부 관료나 공무원이 노동자들 ‘대표’로 협상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공장의 노조 지부에서 민주적으로 대표가 선출되기를 바라며, 노조 대표가 노동자들을 위해 활동하기를 바랍니다.
온라인 매체 ―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토론방 등 ― 이 중국 노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보통 10~20대인 청년 노동자들은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에 아주 익숙합니다. 거의 모든 청년 노동자가 마이크로 블로그, 토론방, 문자 메시지를 활용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투쟁을 조직할 때 이런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들은 보통 인터넷 토론방에서 투쟁 계획을 논의하고, 마이크로 블로그에서 투쟁과 경영진과의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합니다.
중국 내에서 파업에 관한 소식이 널리 보도됩니까?
보도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저희는 최신 보고서에서 관영 언론이 파업을 보도하는 횟수를 분석했습니다. 2000~2006년에는 거의 보도가 없었습니다. 보도가 되더라도 “정부가 사회 소요를 진압했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민간과 상업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파업이 보도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들은 파업 초기부터 보도를 하고, 노동자를 인터뷰하면서 문제와 불만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정부는 이런 보도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정부는 앞으로도 일부 보도를 금지하거나 보도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갈수록 보도 자체가 아니라 보도 내용을 통제하려 합니다. 정부는 보도 방향을 정하려 합니다. 이런 시도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어쨌든 오늘날 중국 청년들은 관영 언론이 아니라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소식을 접합니다. 관영 언론이 소셜미디어를 뒤따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중국 파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평화적 협상이나 단체협상을 통해 불만을 해결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 이상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계속 파업을 벌일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투쟁 경험을 쌓고 효과적인 협상 기술을 체득하면서 좀더 체계적인 단체협상 방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도 파업은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