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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이주노조 전 위원장 입국을 막고 강제 추방한 출입국관리소

5월 1일 이주노조 전 위원장 미셸 동지가 출입국관리소의 입국 거부로 인천공항에서 강제추방을 당했다. 출입국관리소는 미셸 동지에게 이유도 밝히지 않고, 그저 입국 금지 명단에 올라 있다며 출입국관리소 직원과 경찰을 동원해 강제로 비행기에 태웠다.

출입국관리소 측은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위장취업 혐의가 있어 관련 법령에 따라 입국 거부”했다고 입국 금지 사유를 밝혔다.

4월 29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 이주노조 활동가를 추방하는 이명박 정부는 탈북자 북송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질서’를 명분으로 한 모든 국경 통제와 이주자 탄압에 반대해야 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순전한 핑계다. 사실 출입국관리소가 미셸 동지의 입국을 거부한 것은 바로 그가 이주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정부에 맞서 왔기 때문이다.

미셸 동지는 출입국관리소의 부당한 조처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요구했지만, 이 요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변호사 만남도 허용되지 않았다. 출입국관리소는 이 사안이 외부로 알려져 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것을 피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권리와 정당한 요구를 묵살했다.

게다가 미셸 동지는 자신의 소송을 준비하려고 다시 한국에 입국하고자 한 것인데, 출입국관리소의 입국 거부는 재판받을 권리조차 빼앗은 것이다.

출입국관리소의 입국 규제 자체가 매우 위선적이고 차별적이다. 미셸 동지가 구금돼 있던 곳은 여러 외국인들이 추방을 기다리는 장소인데, 이들 중 백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출입국관리소는 출신 국가나 외모, 행색 등의 자의적 기준으로 ‘불법 체류 가능성이 높은 자’를 색출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니 당연히 제3세계 출신 이주자들이 주된 입국 금지 대상이 된다.

더구나 한국 정부는 국제 시위나 정부 비판 행사에 참가하려고 한국에 온 활동가들도 여러 차례 입국을 금지했다. 역대 이주노조 간부들은 여전히 입국 규제 대상이다.

좌파와 진보진영이 국내에서 일어나는 이주민 억압과 차별뿐 아니라 출입국 규제 자체에 문제 제기하고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미셸 동지는 필리핀에서 한국 출입국관리소의 입국 거부를 규탄하는 항의를 조직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미셸 동지와 함께 싸우려고 이주공동행동이 출입국관리소 규탄 기자회견과 법적 대응 등 항의를 준비하고 있다.

미셸 동지는 “이번 일은 한국 정부가 여전히 이주노조를 억압하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며 “이 사건을 계기로 이주노동자나 활동가 들이 아무런 법적 권리나 이의를 제기할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출입국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마도 미셸 동지가 무사히 입국을 했다면, 그는 곧바로 메이데이 집회에 참가해 오랜만에 동지들을 만나고 한국 노동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며 신나는 행진을 했을 것이다.

어느 투쟁의 현장에서나 노동자들의 광범한 단결, 그리고 억압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대를 호소하며 국제주의를 실천해 온 미셸 동지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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