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어기고 폭력을 휘두른 것은 현대차 사측이다
〈노동자 연대〉 구독
이 글은 '노동자연대 다함께 울산지회'가 5월 22일 발표한 성명이다.
현대차 정규직지부의 주말 특근 거부 투쟁 이후 사측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울산 공장장 윤갑한은 5월 21일 담화문을 발표해 비정규직지회 해고자들에게 폭력 사태의 책임을 떠넘겼다.
그리고 적반하장격으로 5월 17일 공장 정문 앞 폭력의 피해자들인 정규직지부 김홍규 수석 부지부장과 비정규직 박현제 지회장을 포함한 12명을 고소·고발했다.
공장장은 담화문에서 “하청 해고자들이 노사 간 갈등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이런 억지가 어딨는가? 폭력을 휘두른 사측이 오히려 얻어맞은 해고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떠넘기는 것이다.
한 번 따져 보자. 누가 이들을 해고의 고통 상태에 빠뜨렸는가? 누가 5월 17일 정문 앞에서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참석하려는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의 출입을 봉쇄하고 폭력을 휘둘렀는가? 누가 5월 16일 열사 추모 집회에 참가하려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가로 막았는가?
해고 사유를 다투는 상황에서 해고자들의 노조 사무실 출입은 법에도 보장돼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도 “해고 조합원들의 노조 사무실 출입을 허용하라”는 행정 지도를 내렸다.
법을 어기고 폭력을 휘두른 것은 사측이다. 비정규직지회 간부들과 해고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며 폭력을 휘둘러온 것도 사측이다. 따라서 사측이 이번 폭력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런데도 “진실 공방” 운운하는 것은 사측과 보수언론의 물타기 전술이다.
‘하청 해고자’들의 혜택?
공장장은 또 담화문에서 “현 사태로 가장 큰 혜택을 입고 있는 것은 ‘하청 해고자’들”이라고 말했다.
2년 가까운 해고 생활이 ‘혜택’이라고? 사측의 탄압과 폭력에 시달리는 해고자들이 혜택을 입는다고? 그런 혜택이라면 사측의 행동 부대인 “노조 파괴 전문 용역깡패”들에게나 줘라!
‘혜택’ 운운하는 것은 해고자들과 불법파견으로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사측은 폭력 사태의 원인을 ‘하청 해고자’들로 몰고 가며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치기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측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김홍규 수석부지부장과 지부 간부들이 비정규직지회의 출입 통제에 맞선 항의에 함께한 것은 정당하고, 박수 갈채를 받을 일이다.
2012 투쟁의 기싸움
왜 사측은 5월 17일 폭력을 휘둘렀을까? 그리고 왜 적반하장격으로 ‘하청 해고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할까? 그리고 왜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을 고소·고발 했을까?
직접적으로는 5월 16일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가 연대해 공장 안에서 함께 열사 추모집회를 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이미 이 건에 대해 사측은 정규직 활동가 4명, 비정규직 활동가 16명을 고소·고발했다.
또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의 단결 투쟁의 분위기를 꺾으려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정규직 지부와 비정규직지회의 원·하청 공동 투쟁을 겨냥한 것이다.
정규직지부가 주말 특근 거부 투쟁을 벌이자 사측은 더 날뛰고 있다. 올해 현대차는 주간연속2교대제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같은 매우 중요한 투쟁을 앞두고 있다. 이런 투쟁의 예봉을 꺾으려고 사측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규직지부 소식지에서 실린 것처럼 “지부 임원을 폭행한 것은 12년 임투의 흐름을 바꿔보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따라서 사측의 공세를 꺾어야 한다. 이 공세는 비정규직뿐 아니라 정규직도 겨냥하고 있다. 그 점에서 정규직지부가 지난 주말 특근을 거부한 것은 정당했고, 사측의 공세에 맞선 중요한 투쟁이었다. 아름다운 연대를 실천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행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힘과 자신감을 줬다.
투쟁
정규직지부는 지난 주말 특근을 거부하며, “공장장 사과, 폭행 사태 책임자 엄정 처벌, 비정규직 조합 활동 보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정규직지부의 요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오히려 책임 떠넘기기, 고소·고발로 응답했다.
사측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우선, 이번 주말에도 특근 거부를 조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장별 집회를 개최해 사측의 거짓 선동을 낱낱이 파헤쳐 무력화하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런 힘을 모아 본관 앞에서 규모 있는 항의 집회를 개최해야 한다. 공장별 집회와 본관 앞 집회를 위해 필요하다면 잔업 거부도 해야 할 것이다.
사측의 도발로 예상보다 이르게 2012년 투쟁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투쟁의 전초전에서 승리한다면 현대차 노동자들의 염원인 주간연속2교대제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에 큰 자신감을 보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