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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차 투표 뒤에도 계속되는 이집트 혁명

 필 마플릿은 이집트 대선 1차 선거 결과가 투쟁의 전진에 핵심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총선 결과 무슬림형제단이 제1당을 차지하자 많은 언론과 학자들은 이것으로 혁명이 마무리됐다고 선언했다.

이번 주 대선 1차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그들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번 그들의 분석이 틀린 것처럼 이번 분석도 틀릴 가능성이 크다.

대선 1차 선거의 최다 득표자는 무슬림형제단의 무르시였고, 차순위 득표자는 무바라크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아흐마드 샤피크였다.

샤피크는 이집트 혁명 운동 진영이 독재 정권의 “잔재”라고 부른 세력을 대표하는 주요 인물이다.

3순위 득표자는 좌파 민족주의자 함딘 사바히였다.

몇몇 활동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실망하고 있다. 6월 중순 결선 투표에 무르시와 샤피크가 진출하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선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결과가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며 걱정했다. 그들은 이집트 국민들이 군사독재와 이슬람주의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복사판

선택은 자명하다. 샤피크에게 투표하는 것은 혁명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반면 무르시에게 투표하는 것은 무바라크의 유산에 반대하고 변화의 지속을 바란다는 뜻이다.

혁명적 활동가들은 무르시에게 투표하는 것이 내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르시에게 투표하지 않는다면, 진짜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즉, 지난해 그들이 끌어내린 독재자의 복사판이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무르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무슬림형제단은 혁명이 시작된 이래 투쟁에 함께해 왔다.

한편, 무슬림형제단 지도부는 이집트의 진정한 권력자들, 즉 최고군사위원회(SCAF)와 거래를 하려 애썼다.

동시에 무슬림형제단 지도부는 더 큰 변화를 바라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서 큰 압력을 받았다.

지도부가 대중의 요구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무슬림형제단은 분열과 반목으로 몸살을 앓았다.

대선 1차 투표 때 함딘 사바히가 얻은 표에는 변화를 향한 대중의 열망이 뚜렷이 드러났다.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주로 노동자, 도시 빈민, 혁명적 활동가들이었다. 사하비는 자신을 이런 대중의 일부로 내세웠다.

사바히는 무슬림형제단처럼 전국 곳곳의 조직망을 가동할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샤피크처럼 최고군사위원회와 다수 언론의 지원을 등에 업지도 못했다.

그러나 사바히는 2011~2012년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이집트 도시 곳곳에서 벌어진 투쟁에 적극 동참했고, 결국 대선 1차 투표에서 샤피크에 겨우 2퍼센트 뒤진 성적표를 받았다.

사바히 지지자들도 놀랄 만큼 혁명을 지지하는 표가 많이 나온 것이다.

이집트 민중에게는 무르시가 대통령이 되고 의회에 불안정하게라도 무슬림형제단이 있는 상황이 샤피크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샤피크는 혁명의 중단을 바라는 군 장성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제 무르시를 시험대에 올릴 때다. 그리고 일자리와 임금, 노동조합 결성권, 급진적 정치 개혁을 위한 투쟁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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