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계로 들어선 이집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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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이집트 혁명의 가능성과 문제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에 대한 재판 결과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는 혁명에 참가한 시위대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언도받았다. 그러나 그의 다른 가족들은 부패 혐의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들이 수십 년 동안 저질러 온 짓을 생각하면 황당한 판결이었다.
또, 활동가 수백 명을 죽인 경찰들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집트 민중은 분노했다.
카이로와 다른 도시에서 이집트 혁명은 새 국면에 들어섰다. 최고군사위원회 장군들이 자신들이 이집트의 변화 열망을 성공적으로 중단시켰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바로 그 시점에서 이집트 민중은 다시 거리를 점령했다.
“진짜 대통령이 여기 있다”
최근 치러진 이집트 대선 1차 투표에서 박빙의 결과가 나옴에 따라 군부 후보인 아메드 샤피크와 무슬림형제단 후보인 무하메드 무르시가 2차 투표에 진출하게 됐다.
2차 투표는 6월 16일과 17일에 치러질 것이다. 군부는 샤피크가 ‘민주적’ 승리를 거두기를 바란다. 그것은 무바라크 정권의 복귀를 뜻할 것이다.
샤피크가 많은 표를 얻은 것이 부정 투표 덕분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사람들은 선거 결과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6월 2일에는 좌파 대선 후보인 함딘 사바히가 시위 참가자들로 꽉 찬 타흐리르 광장에 나타났다.
사바히는 이집트 주요 도시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덕분에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했다. 광장의 사람들은 열광하며 소리쳤다. “여기 진짜 대통령이 있다!”
2011년 1월 혁명이 시작된 이래 최초로 대중 운동이 지도자를 선출한 것이다. 사람들은 사바히가 이집트 민중과 끝까지 함께할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는 주로 노동자와 도시 빈민의 표를 얻었다. 이 사람들이 지금 타흐리르와 다른 이집트 도시의 광장을 점거하고 있다.
광장에 모인 많은 사람이 무슬림형제단과 그 후보인 무르시를 불신한다. 형제단과 무르시가 군부 정권과 여러 차례 타협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활동가는 2차 투표에서 샤피크에 맞서 무르시에게 투표하려 한다. 샤피크가 자신이 당선하면 혁명 운동에 맞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좌파는 무르시가 사바히뿐 아니라 1차 투표에서 4위를 기록한 자유주의적 이슬람주의 후보인 압델 모나임 압둘 포투와 함께 ‘대통령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들은 또한 무르시와 다른 후보들이 무바라크 일가와 고위 경찰 간부들에 대한 재판을 다시 열 것을 강력하게 제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활동가들은 혁명 순교자들의 집에서 행진을 시작하면서 ‘분노의 주간’을 선언했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우리는 [옛 정권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를 반복해 외쳤다.
이집트 혁명 과정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들 속에는 사람들의 분노와 희망이 뒤섞여 있다. 사람들은 역겨움을 토하면서도 민중의 힘을 자각하고 있다.
이집트 민중은 혁명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군부가 자기 후보를 당선시켜 옛날로 돌아가려 안달이 나 있는 상태에서 이집트 민중은 그 결의를 보여 줄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