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꼴통’ 맨얼굴을 드러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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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지난해 말 공중분해 위기로 몰렸던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후 온갖 사탕발림을 했었다. 당 강령에 경제 민주화를 삽입하고 보편 복지를 공약했다. 수구꼴통 이미지를 벗으려고 이준석·손수조 같은 20대 청년을 앞세웠다.
물론 사람들은 쉽사리 박근혜의 ‘쇄신’ 사기극에 속질 않았다. 그래서 박근혜는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과 공조하며 우파 결집에 전력을 다하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FTA 발효 바람잡이로 나섰고, 제주 해군기지 강행도 나서서 찬성했다.
결국 민주통합당이 꾀죄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우파 결집으로 총선을 돌파한 박근혜는 그 뒤 새누리당을 ‘박근혜 유일체제’로 만들어 갔다. 그리고 이제 박근혜는 잠시 가려져 있던 ‘수구꼴통적’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최근 박근혜는 이석기·김재연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며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선거로 당선한 의원도 개인 사상을 빌미로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희 향수’를 넘어서 아예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돌아보면, 박근혜는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만들 때 창당대회를 5월 17일로 잡았는데, 올해 새누리당 전당대회 날짜도 5월 15일이었다. ‘아버지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5월 16일을 어떻게든 출발점으로 삼으려고 애써 노력한 흔적이다.
한편, 민생법안 1호로 내놓은 ‘사내하도급법’도 박근혜의 계급적 본색을 드러낸다. 이미 대법원에서 정규직 전환 판결을 받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계속 비정규직으로 두겠다는 철두철미하게 1퍼센트만을 위한 법인 것이다.
이런 법이 원활하게 통과되도록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에 하나회 출신 강창희를 내정했다.
골수 우파
이 강창희를 비롯해 김용갑, 김기춘, 최병렬, 김용환 등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에서 권세를 부리던 늙고 추한 자들의 모임인 ‘7인회’가 바로 박근혜 후견 그룹인 것도 최근 드러났다. 반동적이고 낡은 인물들 중에서 특별히 더 골수 우파적인 자들을 고른 것처럼 보일 정도다.
박근혜의 정치 기반은 가장 반민주적이고 부패했으며 영남 지역주의에 물든 세력인데, 박근혜의 우파적 본색은 이런 태생적 기반과 관계 있다.
게다가 경제 위기 재발 조짐이 커지는 가운데 정권이 레임덕 위기로 휘청대고 있으니 집권당은 우파 결집을 위한 우경화 드라이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도 KTX 민영화 강행을 선언했고, 대법관 후임 인사를 모조리 자신과 가까운 보수 인사들로 채웠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경쟁하듯이 번갈아 강경 우파 발언을 내뱉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과 청년층에게 인기가 없는 박근혜가 이처럼 우파 본색을 드러낼수록 과거 회귀에 대한 불안감과 대중의 반우파 정서도 커질 것이다. 이미 젊은층에서 ‘군사독재를 지지하는 우파의 국가관과 민주주의관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지금 박근혜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도 사상누각일 수 있다. 중도층이나 수도권 청년들 속에서 지지가 늘어난 게 아니라, 우파가 똘똘 뭉쳐서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97년과 2002년에 이회창도 압도적 격차로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갔으나 결국 반우파 정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광범한 단결을 추구하면서 반우파 투쟁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박근혜의 우파 본색과 이명박의 부패를 모두 공격해야 한다. 반우파 투쟁이 커질수록 ‘이명박근혜’는 분열할 것이고 우파는 고립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