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년 미만 비정규직 대규모 계약해지:
원·하청 단결로 저들의 역공을 막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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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동자 연대 다함께가 발표한 성명서다.
현대차 사측이 2년 미만 근무 한시 사내하청 노동자 대규모 계약 해지를 추진하고 있다.
그 규모가 무려 1천6백여 명에 달한다. 현대차 사측은 ‘직영 기간제 계약직’으로 돌릴 계획인데, 그 의도는 가증스럽다.
사측이 직접 고용하는 형식이지만 계약기간이 끝나면 언제나 해고가 가능하다.
사측 관계자도 “한시적 단기 근로자의 고용(최대 2년 연장)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경향신문〉 6월 8일치)며 사실상 최대 2년 연장 단기 비정규직으로 돌리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사측은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의도도 계획도 없다.
그렇다면 왜 현대차 사측은 대규모 계약 해지 계획을 추진할까?
2년 미만 한시 사내하청 노동자 계약해지는 어느 정도 예견되기도 했다.
현재 파견법은 불법 파견 작업장에서 일하는 2년 이상 근무자들을 원청이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8월 2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파견법’에서는 불법 파견 판결을 받으면 일한 기간에 상관없이 원청인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대법원은 올해 2월 23일 현대차 불법파견을 최종 확정 판결했다.
따라서 현대차의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불법 파견” 노동자들이며, 8월 2일 이후에는 2년 미만이어도 하루라도 일을 하면 정규직 전환 대상 의무가 생긴다.
그래서 사측은 “불법 파견” 규정을 피하려고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고용 형태지만 단기 비정규직으로 바꿔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축소하려고 야비한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사측은 대규모 계약해지 계획을 발표한 날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린 최병승 씨 복직 판정조차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불법 파견 정규직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원하청 공동투쟁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박현제 지회장은 “가장 열악한 2년 미만 사내하청 노동자를 먼저 정리하고 그 다음 공격은 고용의무자와 고용의제자에게 향할” 것이라며 계약해지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호소했다.
이 호소에 정규직지부가 연대투쟁으로 화답해야 한다.
원하청 공동투쟁의 요구도 바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다. 그리고 원하청 공동투쟁 요구안 여섯 개 중에 “불법파견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까지 일방적으로 구조조정(계약해지 포함)하지 않는다”는 요구안도 있다.
정규직지부가 적극 나서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측은 그동안 교묘하게 한시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분열을 조장해 왔다.
주로 노조 상근 간부의 공백, 산업재해, 휴직 등으로 정규직이 공정을 비울 경우 한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그 빈자리를 메우도록 해 왔다.
이를 통해 정규직이 복귀할 때 당연히 해고하는 대상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한시 하청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면 정규직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처럼 이간질한 것이다.
이런 견해를 일부 정규직 활동가들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한시 사내하청 정규직화가 정규직 노동자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 문제의 근본은 사측이 엄청난 이윤을 뽑아내면서도 일자리를 늘리지 않는 것에 있다. 고용을 늘려도 비정규직으로 충원하는 사측의 고용 정책이 진정한 문제다.
설움속에서도 묵묵하게 일했던 한시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자격이 있다.
게다가, 2년 미만 사내하청 노동자 대규모 계약해지는 사측의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이 공세의 칼끝은 정규직 노동자도 겨냥하고 있다.
현대차지부와 비정규직지회의 요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면서 공세를 시작한 사측의 태도를 보라. 정규직지부도 결의한 원하청 공동 요구를 무시하고 공격을 시작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정규직 지부도 적극 나서 사측의 공세를 좌절시켜야 한다.
이미 최근에 정규직·비정규직 간부 폭행 사태에 대해 “노조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큰소리쳤던 사측이 투쟁에 밀려 주요 요구를 양보하며 노조와의 전초전에서 밀린 바가 있다.
이번에도 정규직지부가 적극 나서고 비정규직지회와 연대해 한시 하청 노동자의 계약 해지를 막아낸다면 우리 편의 자신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이후에 지속될 투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