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친일·친미”라는 이명박은 한일 군사협정 추진 과정에서 철저하게 비민주적인 방식과 꼼수로 일관했다.
4월에 몰래 가서명까지 마친 것은 물론이고, 5월 17일 국방장관 김관진은 “국회와 논의해 협정 체결에 나설 것”이란 새빨간 거짓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추진 과정보다 더 큰 문제는 그 내용이다. 이번 협정을 밀어붙인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김태효는 여러 논문에서 “일본이 한반도 유사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거나 “자위대가 주권국가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영원히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편협적”이라면서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옹호하는 주장들을 해 왔다.
한국과 일본이 서둘러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려 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미사일 방어 체제(MD)와 관련이 깊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이 협정은] 한·미·일 삼국 간 미사일 방어 협력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북한 위협을 명분 삼아 “한·미·일이 공동작전을 하기 위한 군사적 체계를 완비하는 것, 즉 준(準)동맹의 성격으로 군사관계를 변화시키려 할 것이다.”
또한 이것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다. 일본은 한일 군사협정 등을 지렛대 삼아,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좀더 용이하게 하려고 한다. 이것이 한일 군사협정 추진과 맞물려,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의 개념을 더 확장하려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한일 군사협정 체결 추진의 배후에 있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미·일 삼각 동맹’을 희망해 왔다.
‘2011년 국가군사전략’ 보고서에서도 “우리는 일본과 한국 사이의 안보 관계를 증대하고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적 안정을 보존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방향은 중국의 반발을 낳으며 한반도와 동아시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 명백하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잠재적 위협”이라면서, “한국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일을 돕지 말라”고 비난했다.
“뼛속까지 친일·친미”인 이명박과, 그보다 언제나 한 수 위인 박근혜는 한일 군사협정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한일 군사협정을 비판한 민주통합당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MD 구축과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에 협조한 바 있다. 따라서 방심하지 말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하려는 한·미·일 지배자들의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