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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
민주당의 배신과 정치 양극화

일본 의회에서 소비세 인상안이 통과된 이후, 오자와 이치로 그룹 의원들이 소비세 인상에 반대하며 집권 민주당에서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내각에 대한 불신임으로 조만간 정권이 붕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본 민주당은 지난 2009년 변화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의 열망에 힘입어 집권했지만, 후퇴를 거듭해 배신감만 안겨 줬다.

예컨대, 민주당은 미국 ‘일방 외교’에서 벗어나 미국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부는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문제에서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겠다’던 최소한의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다.

또,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자위대의 기동력을 강화(‘동적방위력’ 강화)하기로 합의하는 등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 전략에 적극 호응해 왔다.

최근 일본 의회는 ‘원자력 기본법’ 개정으로 원자력을 ‘국가안전 보장’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본 지배계급의 ‘핵 야욕’도 공식화했다. 동시에 우주 기술을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도록 우주기구법도 개정했다.

얼마 전 일본 총리실 산하 위원회가 ‘헌법 해석을 고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도 드러났다.

아동수당, 고속도로 무료화, 고교 무상교육 같은 복지 정책도 모두 후퇴했다. 그러면서 정작 집권 동안 추진하지 않겠다던 소비세 인상은 실현시켰다. 소비세 인상은 고소득자일수록 세금부담률이 적어지는 역진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판 긴축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노동자·민중을 쥐어짜는 정부가 올해 4월부터 법인세 인하로 부자·기업들에게는 선물을 안겼다.

이런 배신적 정책들 때문에 민주당 정권에 대한 환멸이 매우 커졌고, 그 결과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후쿠시마 핵 사고가 낳은 사회적 위기도 양극화를 더한층 심화시키는 구실을 했다.

양극화의 오른쪽 측면은 공공연히 핵무장을 주장하는 우익의 부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집권당에 대한 환멸(과 대안 없음)이 하시모토 도루와 같은 극우 정치인의 부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하시모토 도루는 원전 재가동과 소비세 인상에 반대하는 등 포퓰리즘적으로 집권당에 대한 반감을 이용한다.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당에 대한 대중의 반감에 파고드는 것이다.

‘하틀러’

그러나 그는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해서는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평화헌법 개정을 주장하고, 학교에서 기미가요를 제창할 것은 강제한다. 스스럼없이 “지금 일본 정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독재”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지독히도 반노동자적이다. 그래서 ‘하틀러’라고까지 불린다.

그러나 우익의 부상과 공식 정치의 우경화의 다른 한편에서 대중의 급진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도쿄에서는 오이 핵발전소 재가동에 반대해 15만 명이 대중 시위를 벌였다. 1960년대 초 미일 안보조약 반대 투쟁 이래 수십만 명 규모의 대중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다 총리에 대한 퇴진 요구도 등장했다.

한국의 진보세력은 핵무장·군사대국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일본 우익에 반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반핵 평화 운동이 성장하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 이들이 더 급진적 정치 대안을 건설하기를 바라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한일 군사협정을 저지하는 것은 일본 민중의 투쟁에 연대하는 소중한 첫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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