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고리1호기에 불을 붙이는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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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1호기 재가동을 승인했다. 이명박 정부는 전력난을 핑계로 곧 재가동에 착수할 듯하다.
고리1호기는 지난 2월 모든 냉각장치의 전원이 차단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같은 초대형 사고를 낼 뻔한 뒤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당시 안전 점검은 하청업체 직원 몇 명에게 내맡겨져 있었고 최고 책임자들은 사고 사실을 한 달 가까이 은폐했다. 핵발전소 같은 위험 시설에 저질 부품을 납품하고 그 과정에서 관리자들이 이익을 챙긴 체계적인 부패의 온상이기도 했다.
설사 이런 문제들이 없었더라도 고리1호기는 언제든 초대형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다. 애당초 핵발전소 자체가 ‘안전’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시험가동 중인 신고리 핵발전소와 신월성 핵발전소에서도 최근 거듭 고장이 발생했고 무엇보다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방사선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가 조사한 2011년 자료를 봐도, 핵발전소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2.5배나 높고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염색체 이상이 두 배 가까이 많다. 게다가 고리1호기는 설계 당시 수명인 30년을 넘겨 35년째 가동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시한폭탄 수준의 고리1호기 재가동으로도 모자라 그 옆에 신고리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고 있다.
핵발전소는 대량의 전기를 멀리 송전하기 위한 초대형 송전탑이 필요한데 정부는 고압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도 잔인하게 짓밟고 있다.
이 땅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노인이 항의하며 분신을 했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핵발전에 매달리는 까닭은 분명하다. 한편에서는 엄청난 정부 지원금을 쏟아부어 대량의 전기를 기업들에 공급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핵무기 개발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위험천만한 고리1호기 재가동을 중단하고, 핵발전을 풍력·태양광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