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사태가 보여 주는 쓰디쓴 교훈
〈노동자 연대〉 구독
부품사 민주노조의 맏형 격인 만도 노조가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 노동조합 운동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유사한 일이 반복됐지만,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만도 노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조나 KT
지난해 금속노조의 기관지 〈금속노동자〉는 이렇게 지적했다.
만도 노동자들은 1998년 분할 매각 과정에서 벌어진 대규모 정리해고를 악몽처럼 기억하고 있다. 이후 회사는 6개 작업장으로 쪼개졌고 고용불안도 계속됐다. 노조는 2008년에도 매각 반대 투쟁에 나서야만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노조는 투쟁으로 이에 맞서기보다는 한 걸음씩 뒷걸음질 쳤다. 특히 2008년 이후 한국 자동차산업이 단기 호황을 누리면서
이 속에서 투쟁의 근육은 무뎌졌다. 일부 노조 간부들이 앞장서 이런 협소한 실용주의를 부추겼다. 이번에 친사측 노조위원장이 된 공병옥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그가 2007년 매각 반대 투쟁을 이끈 지도부였다는 사실은 정말 씁쓸한 일이다.
그러나 만도 사측은 정부와 대자본을 등에 업고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불법적 직장폐쇄까지 감행한 마당에, 왜 노동자들은 작업장을 뛰어넘는 연대로 정치투쟁을 벌이면 안 되는가? 왜 밤에는 잠 좀 자자는, 불법파견을 정규직화하라는 금속노조의 파업에 명분이 없는가?
사실, 만도 노동자들 사이에선
정치
그러나
김창한 지도부는 용역 1천여 명이 몰려 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협상과 투쟁 사이에서 동요하다가, 결국 조합원들에게 휴가 지침을 내렸다. 용역깡패가 밀고 들어왔을 때는 이를 막을 동력도 없었다.
김창한 지도부는 결국 우파적 압력에 밀려 사퇴했고, 그 공백을 틈타 친사측 노조가 들어섰다.
따라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노동자들의 정치적 자신감과 결속을 높이며 경제
지금 만도 사측이 금속노조의 교섭권 지위를 부정하는 것은 규탄해야 마땅할 일이지만, 교섭권만 확보한다고 무너진 노조를 세워낼 수는 없다. 활동가들이 우리 쪽의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며 투쟁을 조직해 나갈 때, 다시금 민주노조를 재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