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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세리머니를 징계한다는 IOC의 위선

박종우 선수가 축구 경기 후 ‘독도 세리머니’를 벌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메달 수여를 보류했다. “박종우의 행동이 ‘정치적 행위’였으며 올림픽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표현도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IOC의 행동은 위선적이기 짝이 없다. IOC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찢어진 성조기를 들고 나와 ‘9·11 테러’ 희생자 위령제를 지낸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부시가 벌이고 있던 ‘테러와의 전쟁’ 홍보장이었다.

중국 정부의 티벳 시위 유혈 진압에 맞서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요구에 IOC는 정치적 중립을 들어 올림픽 보이콧에 반대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올림픽 개최를 구실로 중화민족주의를 선동하고, 위구르족 탄압을 강화했다.

IOC는 사실상,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편드는 정치적 구실을 한 것이다. IOC는 티벳의 올림픽 참가는 불허했다. 티벳은 중국의 일부라는 것이다.

올림픽 자체가 정치적인 행사다. 각국은 올림픽을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느라 여념이 없다. 나치의 홍보장으로 전락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대표적 사례다.

전두환 군사정부는 1980년 광주항쟁을 유혈낭자하게 진압했다. 하지만 이듬해 IOC는 이 유혈낭자한 정권에 올림픽 개최라는 선물을 안겼다. 한국정부는 그 보답으로 서울평화상을 만들어 당시 IOC 위원장이자 파시스트 전력을 가진 사마란치에게 평화상을 수여했다.

부정선거로 당선한 것이 뻔해 보이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유도복을 입고 자신의 스포츠맨 이미지를 홍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올림픽에서의 ‘정치시위 금지’는 ‘정치적인 올림픽’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라크 선수들이 반미 구호가 가득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뛴다고 생각해 보라. 1968년 멕시코올림픽 때 미국의 흑인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의미의 ‘블랙파워 경례’를 했던 우승자 토미 스미스와 3위 입상자 존 카를로스는 올림픽에서 쫓겨났다.

물론, 새누리당 황우여 같은 자까지 나서서 박종우 선수 구제를 주장하는 것은 재수없다. 하지만, IOC가 박종우 선수를 징계한다는 것은 위선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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