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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회사 살리기’가 아니라 투쟁이 희망이다

르노삼성 사측이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1백30여 명을 무더기 해고한 데 이어, ‘희망퇴직’이라는 위선적인 포장으로 정규직 노동자 8백여 명을 해고했다.

사측은 최근 “당분간 추가 감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노동자들의 걱정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09년 쌍용차에서도 비정규직 해고, ‘희망퇴직’은 대량해고로 가는 수순이었다.

게다가 업계에선 이미 르노삼성 매각설과 수천 명 구조조정설까지 돌았다. 특히 남아 있는 3백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파리 목숨처럼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가 구조조정에 맞서 시한부 파업 등을 벌이며 투쟁을 시작한 것은 전적으로 옳다.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의 파업 집회 ⓒ사진 출처 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지회

독약

르노삼성의 우파적인 기업노조는 사측의 ‘회사 살리기’ 논리에 타협해 고통분담을 수용하고 있지만, 이런 태도는 노동자들에게 독약과 같다.

일단, 사측이 말한 “신차를 통한 도약”은 지켜질 수 없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더구나 2008년 위기 직후 혹독한 고통전가와 대량해고로 급한 불을 껐던 르노는 다시금 하강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이것은 ‘일정한 고통분담’이 결코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유럽의 2위 자동차 기업 푸조-시트로엥 사측이 악랄하게도 1만 명 해고와 공장 폐쇄를 추진하는 것을 보라.

생산을 마비시켜 사측에 타격을 가할 잠재력을 가진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때,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 비록 아직은 작지만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의 투쟁이 희망인 이유다.

금속노조와 완성차 노조들은 이 노동자들이 굳건히 싸울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한다.